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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 확대하려면… "고용부담금 상향하는 제도적 모멘텀 필요"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발행일 : 2023.09.12 / 기타 E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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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고용 확대' 국회 토론회

    "지난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장애인고용법') 제정 이후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도입되면서 장애인 고용률은 매해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딱 2번, 고용률이 널뛴 시기가 있습니다. 2006년 공무원 조직과 민간기업의 의무고용비율이 확대됐을 때, 2010년 중증장애인 1명을 고용하면 장애인 2명을 고용한 것으로 인정하는 '더블카운트' 제도가 시행된 시기입니다. '제도적 모멘텀'으로 고용률 정체 현상을 타개할 수 있는 겁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열린 '장애인 고용의 질적 향상과 양적 확대를 위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는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전혜숙·신동근·박정·임이자·이수진·이은주·최혜영·김예지 등 여야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고, 장애인고용확대위원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한국일보가 공동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임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91%로, 5년 새 0.27%p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고용률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선 장애인 고용부담금 부담기초액을 최저임금의 100% 수준으로 상향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담기초액 상향… 고용 형태도 고려해야"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률 기준은 공공 부문 3.6%, 민간 부문 3.1%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 사업주는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고용부담금은 '월별 미고용 인원 수'에 '부담기초액(최저임금의 60%)을 기준으로 가산한 금액'을 곱해 산정한다. 문제는 지난 수년간 낮은 수준의 부담기초액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촉진하는 수단으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부담기초액을 설정하는 기준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르면, 부담기초액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경우 필요한 시설·장비의 설치, 수리에 소요되는 비용 ▲장애인의 적정한 고용관리를 위한 조치에 필요한 비용 ▲기타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특별히 소요되는 비용의 평균액 등을 기초로 설정된다. 조혁진 연구위원은 "비용의 평균액은 누가 어떻게 산정하는 것인지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며 "기업에 따라 장애인 고용에 드는 비용이 모두 다를 텐데 부담기초액은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의 60%로 설정돼 있어 오히려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고 했다. 이어 "기업 규모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부담기초액을 각 기업의 전체 상시근로자 월 평균임금으로 설정하고, 장애인 근로자의 고용 형태를 고려해 고용부담금 가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고용부담금은 고용률을 기준으로 가감되는데,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애인 근로자의 정규직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패널토론에는 조종란 서울여대 석좌교수, 이부용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장, 성희선 서울커리어플러스센터장, 윤정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이 참여해 장애인 고용 현황과 현장의 목소리 등을 공유했다. 좌장은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이 맡았다.

    윤정노 변호사는 "지난 수십년간 장애인 고용의 필요성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강화된 점, ESG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는 점, 장애인 고용부담금 제도가 사회연대책임의 이념을 반영한 제도인 점 등에 비춰보면 최저임금액의 100% 수준으로 부담기초액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나아가 장애인 고용부담금제도의 실효성을 더하기 위해 기업의 상시근로자·매출액 규모와 장애인 고용 형태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기업별 부담기초액을 가감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고용 기업에 인센티브 확대"

    조종란 서울여대 석좌교수는 일자리를 책임지는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업이 다양한 직무를 개발해 직접 채용하거나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하고, 연계고용을 활성화하면 장애인 고용 기회를 대폭 확대할 수 있다는 해법이다. 조종란 교수는 "SK하이닉스, 삼성SDS, LG이노텍과 같은 대기업은 모기업이 지분을 출자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발달장애인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대한항공, 넷마블, 쿠팡, 셀트리온제약 등은 스포츠 선수단을 창단해 장애인 체육 선수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이 고용을 늘리면 장애인 일자리가 양적으로 확대될뿐 아니라 질적으로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부용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장은 "대기업집단의 장애인 고용률이 2.5%도 채 넘지 않는 현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정부는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규제를 완화하고, 장애인을 다수 고용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직업 훈련과 일자리 연계 사업을 수행하는 성희선 서울커리어플러스센터장은 "현실적으로 발달장애인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건 수월치 않다는 점에서 동네형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며 "일손이 부족한 소상공인이 장애인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주지 중심형 취업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무실습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의무실습제는 장애인이 최소 3개월간 기업에서 직업훈련·실습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성 센터장은 "발달장애인과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는 기업 담당자들은 '장애인 직원을 더 뽑고 싶다'고 한다"며 "한번 경험해보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뀐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발달장애인 2명을 실습생으로 채용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발달장애인 정직원을 40명까지 늘렸다. 특이한 점은 계약 기간이다. 신세계그룹은 근로계약을 맺을 때 계약 기간 만료 시점을 '2099년'으로 명시한다. 사실상 평생 고용을 하겠다는 의미다. 성 센터장은 "그룹 소속 발달장애인 사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일하고, 다른 계열사로의 전환 근무도 가능하다"며 "발달장애인과 3개월만 일해보면 장애인 사원의 업무 능률, 관리 용이성에 대한 기업 인사팀의 편견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애인 고용 문제는 선의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며 "제도 개편을 통해 265만 장애인이 일자리를 갖고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고용 문화 전반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1차관은 "장애인 인구가 점차 중증화·고령화되면서 앞으로 장애인 고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자아실현하도록 더욱 다각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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