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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타팜] 자식처럼 키운 고랭지 배추… "속은 단단, 베어 물면 아삭"

    이영지 더비비드 기자

    발행일 : 2023.09.12 / 경제 B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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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관령원예농협 임병철 이사

    강원도 평창은 여름철 평균 기온이 20℃ 내외로 서늘하면서 일교차가 큰 편이다. 이 환경이 여름철 배추 재배에 안성맞춤이다. 일교차가 클수록 배추에 이슬이 많이 맺히는데, 배추가 이슬을 먹고 크면서 잎이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반으로 갈라 속잎을 베어 물면 고소한 배추즙이 입안을 채운다. 아삭아삭한 식감은 덤이다.

    대관령원예농협 임병철 이사(65)는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45년 넘게 배추와 무 농사를 짓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아버지를 따라 농부가 됐다. 임 이사의 농지는 1만5000평(약 50만㎡)에 이른다. 연간 50~60t의 농산물을 생산한다.

    ―배추를 심기 전에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지력(地力)을 높이기 위해 5월 중순부터 밭에 퇴비를 뿌립니다. 배추 정식(육묘를 본 밭에 심는 일) 열흘 전에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워요. 이랑 너비는 68㎝에 맞추고, 배추는 38㎝ 간격으로 심습니다. 어린잎은 병충해에 취약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약을 뿌려줘요. 정식하고 25일 정도가 지나면 초록색 알갱이처럼 생긴 추비(작물 생육 중에 뿌리는 비료)로 땅에 힘을 보탭니다. 매년 6~7월이 가장 바쁘죠."

    ―어떤 품종의 배추를 재배하나요.

    "작년엔 '수호'란 품종을 심었는데 상대적으로 고온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배추가 물렁물렁해지면서 폭삭 주저앉아 버리는 무름병이 찾아왔습니다. 배추가 아프니 저도 아프더군요. 몸무게 5㎏이 빠질 만큼 마음고생을 했어요. 올해는 '오대'라는 품종으로 바꿔봤습니다. 확실히 작년보다 작황이 좋아요."

    ―재배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요.

    "배추는 활짝 벌어진 상태로 크다가 수확할 무렵이 되면서 서서히 오므라드는데요. 예정보다 이르게 오므라드는 배추가 심심찮게 보여요. 이럴 때는 물을 많이 줘야 합니다. 강원도는 올해 유난히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20t 들이 통에 물을 가득 담아 700~800m짜리 호스를 연결해 매일같이 물을 뿌렸죠. 다른 지역의 홍수 피해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늘이 야속했습니다. 비가 골고루 내렸다면 사람도 살리고 배추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대관령 지역에서 수확한 배추는 대관령원예농협 채소사업소(이하 채소사업소)로 모인다. 1300평(약 4300㎡) 규모의 채소사업소에는 예냉(수확 직후 청과물의 온도를 빠르게 낮추는 과정) 창고와 배추절임 시설이 있다. 예냉 창고는 최대 2200t의 배추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다. 채소사업소에 입고된 배추의 약 60%는 절임 배추로 유통된다.

    ―배추 절이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반으로 쪼갠 배추를 1.5m 깊이의 절임 통에 쏟아 넣습니다. 염분이 골고루 스며들도록 건염이 아닌 간수를 이용해 절여요. 배추를 18시간 동안 소금물에 담그는 거죠. 배추에서 나오는 물 때문에 중간에 염도가 낮아질 수 있어 간수를 전부 뺐다가 채우는 작업을 2번 반복합니다. 이후엔 배추를 건져 1차 정선(精選)합니다. 정선이란 상한 잎을 떼어내거나 잘라내는 작업입니다. 이후 세척기를 3번 거쳐 2차 정선을 진행합니다. 이때 또 한 번 결점이 있거나 밑동이 작은 배추를 걸러냅니다. 금속검출기를 통과한 다음 맑은 물에서 헹구면 끝입니다."
    기고자 : 이영지 더비비드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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