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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視角] 이준석의 多作 리스크

    김승재 정치부 기자

    발행일 : 2023.09.12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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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당대표 재임 초기인 2021년 여름 '언론 인터뷰와 방송 출연 빈도를 줄일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작(多作)으로 뜬 배우는 계속 다작해야 한다"고 했다. 2011년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줄곧 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와 영향력을 쌓아온 방식을 한순간에 바꿀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36세에 의원 경험이 없어 원내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보니 언론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

    이 전 대표의 '다작'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다작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다작하는 배우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이미지 소모를 막기 위해 전작과 비슷한 역할을 피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이 전 대표는 '반윤' '조롱' '폭로' 세 가지 메시지를 반복해서 내고 있다. 그는 거의 모든 현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고,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넘어 감정 섞인 조롱을 한다. 또한 당대표 시절 보고 들은 내밀한 이야기를 공개하는 데도 망설임이 없다. 비슷한 레퍼토리로 언론에 노출되다 보니 다작을 해도 흥행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 그가 당대표 시절 윤 대통령과 이른바 '윤핵관'을 비판할 때마다 일었던 반향도 이젠 없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10일 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이틀 연속 출연해 "안녕하세요 '3개월짜리' 이준석입니다"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윤 대통령이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정치권 인사에게 '이준석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른바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아는 입장에서 '커피를 타준다고?' 이런 생각도 들었을 정도였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언젠가 꼭 대통령에게 '내부 총질하는 대통령이 정신 차리니까 당이 좋아졌네요'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는 날이 오는 걸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 과정을 '뺑소니'에 자주 비유하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전 대표가 뺑소니 피해자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여론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거친 발언이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사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로 상징되는 '청년 정치'는 실력으로 기존 정치인의 대안이 되겠다는 것인데, 지금 모습은 기존 정치인의 구태에 근접해가고 있다. 명작의 흥행 공식 중 하나가 '배우는 관객보다 먼저 울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 전 대표는 지금 그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기고자 : 김승재 정치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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