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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배드민턴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발행일 : 2023.09.12 / 특집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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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초 英 식민지 인도서 유행… 영국 귀족의 자택 이름이 '배드민턴'

    우리나라 배드민턴 선수들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배드민턴 세계개인선수권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성과를 얻어낸 데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배드민턴 사랑이 한몫합니다. 배드민턴은 많은 동호인이 즐기는 대표적인 생활 체육입니다. 라켓과 셔틀콕만 있다면 학생들도 어디서든 친구와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죠. 이렇게 재미있는 배드민턴이 어느 나라에서 시작됐는지 알고 있나요?

    배드민턴(Badminton)이라는 이름은 영국 지명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1873년쯤 영국 뷰포트 공작이 배드민턴이라는 이름의 자신의 저택에서 경기를 시작해 그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당시 배드민턴은 귀족들이 하는 게임이었어요. 깃이 높은 셔츠에 코트를 단정하게 입고 실크 모자를 쓰는 품위 있는 옷차림으로 엄격한 매너를 지키며 진행됐다고 하죠. 배드민턴은 굉장히 격한 운동인데 그런 불편한 차림으로 어떻게 게임을 했을지 참 궁금합니다. 뷰포트 경은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를 어떻게 생각해냈을까요?

    사실 뷰포트 경이 배드민턴을 만든 것은 아니에요. 영국 사관 생도들이 즐기던 '푸나(Poona)'에서 시작됐답니다. 푸나는 인도 지명인데, 1820년대 인도에서 유행한 놀이였다고 해요. 납작한 빨랫방망이로 깃털을 꽂은 코르크를 주고받는 놀이였습니다. 오늘날 배드민턴을 하는 모습과 유사하죠.

    17세기 초 영국·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 열강들은 동인도 회사를 설립해 인도 등 여러 아시아 국가와 무역을 했어요. 특히 영국 동인도 회사는 1757년 플라시 전투로 인도에서 프랑스 세력을 몰아냈죠. 푸나가 유행했던 19세기에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인도 황제 자리까지 차지하며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어요.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면화를 재배하도록 강요당했고, 영국인들은 인도에서 나무를 마구 베어 갔어요. 또 영국이 값싼 면제품을 인도에 대량으로 팔아넘기면서 인도의 전통적인 수공업자들은 일자리를 빼앗기고 가난에 허덕이게 됐죠.

    이 시기 인도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 군인들이 푸나를 영국으로 가져가 규칙을 정하고 라켓을 개량해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로 만든 거랍니다. 이렇듯 식민 지배 기간 국가들 간에는 음식·놀이·의복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 교류가 있었어요. 우리가 재미있게 즐기는 배드민턴에 인도와 영국의 식민 지배 역사가 담겨 있을 줄은 몰랐죠? 앞으로 배드민턴을 즐길 때마다 영국과 인도의 아픈 역사에 대해서도 한 번씩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고자 :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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