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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뉴 엔진'] [2부] (2) AI 번역기 경쟁서 구글 이긴 '딥엘'… 한국 스타트업,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쾰른=최아리 특파원 임경업 기자

    발행일 : 2023.09.12 / 통판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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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 등 빅테크의 초거대 AI는 특정 전문영역 데이터가 약한 편

    올해 초 독일 매체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소식은 독일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엘(DeepL)이 1억달러(약 1337억원) 이상의 새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이었다. 딥엘의 기업 가치는 10억달러(1조3370억원). 스타트업 투자가 얼어붙은 가운데 올 상반기 유럽에선 3곳의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등장했는데, 그중 한 곳이 딥엘이다.

    딥엘이 내놓은 AI 번역기는 구글 번역기보다 영어·불어·독일어 등 서구권 언어 번역 정확도가 높고, 한국어 번역 성능도 국내 번역 서비스들보다 매끄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유료 고객이 50만명, 기업 고객은 2만 곳을 넘어섰다. 전체 직원이 10만명 넘고, AI 개발에 매년 수조원을 쏟아붓는 구글과의 AI 번역 기술 경쟁에서 직원 500명 수준의 독일 스타트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자 전 세계 테크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야로스와프 쿠티워프스키 딥엘 CEO는 "구글과 경쟁에서 싸워 이길 자신이 있다"며 "이미 거대 테크 기업들과 지난 6년간 경쟁해 왔고, 가능성을 증명해 왔다"고 말했다.

    AI는 빅테크와 대기업만의 놀이터가 아니다. 개발과 운영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지만, 의료나 교육·번역·언어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개발과 기술 경쟁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도 등장하고 있다. 챗GPT를 비롯해 초거대 AI는 뉴스·논문·블로그 등 인간의 언어로 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특정 전문 영역에 대한 데이터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딥엘이 높은 AI 번역 성능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온라인 사전 회사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여러 언어·단어의 관계를 방대한 데이터로 축적했고 이 데이터가 AI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 스타트업도 두각을 나타내는 AI 분야가 많다. 국내 스타트업 루닛은 AI를 이용한 영상 판독 기술로 의사보다 정확하게 암의 위치를 찾아낸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지난 8일 국제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에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루닛의 AI를 활용해 스웨덴 여성 5만5581명을 검진한 결과 루닛이 전문의보다 더 정확한 유방암 진단을 했다"고 밝혔다. 인간 의사를 뛰어넘는 공신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루닛은 이미 홍콩·몽골·브라질을 포함해 40국에 AI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뷰노도 안저(안구 안쪽) 영상 판독 핵심 기술의 해외 특허 등록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KT로부터 100억원의 지분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매스프레소는 AI 보조 교사 서비스 '콴다'를 운영한다. 스마트폰으로 인쇄된 문제 사진을 찍으면, AI가 활자를 인식해 맞춤형 풀이와 동영상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월간 사용자 1000만명의 약 87%가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중고교생이다.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도 올해 4월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어 특화 챗봇 AI 서비스를 시작했고, 라이언로켓은 한국이 강점이 있는 웹툰 분야를 기반으로 웹툰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를 북미·동남아 등 57국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도 의료·교육·웹툰 등 특정 분야의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를 개발해 세계무대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테크 업계가 구조 조정, 직원 복지 축소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AI 투자엔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올해 초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도 지난달 생성 AI 스타트업을 겨냥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만들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AI 스타트업들은 총 155억달러(약 20조250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고자 : 쾰른=최아리 특파원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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