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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뉴 엔진'] [2부] (2) 1만 번 해야 할 실험, 한방에 해결… AI가 연구실 풍경도 바꿔놨다

    변희원 기자 유지한 기자

    발행일 : 2023.09.12 / 통판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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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과 인간 삶 통째 바꿀 AI 전쟁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2019년 순다르 피차이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했다. 하지만 브린은 최근 구글 마운틴뷰 캠퍼스에서 매주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은퇴한 창업자를 4년 만에 회사로 복귀시킨 것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었다. 지난해 말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하면서 전 세계를 강타한 인공지능(AI) 열풍에 빠르게 대처해야 검색 왕국의 지위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브린은 구글의 차세대 AI인 '제미니'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팀, 구글 알고리즘을 만든 제프 딘 등 간판 엔지니어 수백명이 이 프로젝트에 총동원됐다. 올해 11월 출시 예정인 제미니는 인간의 의도까지 읽어내 이미지와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완전한 AI 비서이자 동료가 되는 것이 목표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검색 시장의 85%를 장악한 구글이 다음 먹거리로 AI를 콕 집은 것"이라고 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AI다. AI가 가져올 변화에 산업계는 물론 전 세계 정부와 민간 단체까지 주목하고 있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의 등장에 비견될 만한 파괴적 혁신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스타트업까지 사활을 걸고 있다.

    ◇AI 성패가 IT 기업 명운 좌우

    실제로 AI는 과거 어떤 기술보다 빠른 속도로 산업과 사람들의 생활상을 바꿔놓고 있다. 미 변호사 자격 시험과 의사 면허 시험 통과, 미 와튼스쿨 MBA 시험 통과, 논문 공동 작성에 이어 미국 하원의원의 연설문 대리 작성 등은 모두 지난해 말 챗GPT가 공개된 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MS는 오픈AI에 100억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검색 시장에서의 열세를 AI 시장에서 만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AI에 소극적이었던 애플도 AI 개발팀을 본격적으로 꾸리고 하루 수백만달러씩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애플 AI 팀은 '아약스(Ajax)'라는 이름의 자체적인 생성 AI 개발 툴을 만들었고, 이 툴을 기반으로 아이폰에 탑재된 AI 비서 '시리'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애플은 사람의 문자와 음성을 모두 이해하면서, 이미지까지 판별·생성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성숙한 뒤에 참전해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경쟁자를 제치는 애플이 AI 시장에 참전한 것은 AI가 대세라는 명백한 증거"라고 했다. 아마존, 메타 등도 AI를 미래로 키우는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메타는 자사의 거대 언어 모델(LLM) 라마의 기술 전체를 외부에 공유하면서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전 세계 10만곳 이상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이 라마를 튜닝(개조·가공)해 AI를 만들고 있다.

    ◇한국 서비스도 속속 출시

    한국 기업들도 AI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생성형 AI '엑사원 2.0'을 최근 사내에 공개했다. 엑사원은 전 세계에서 출간된 논문과 특허 4500만건을 학습해 '배터리 소재 개발' '화합물 구조 예측' 같은 전문적인 질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준다. 한세희 리더는 "연구원이 실험을 통해 화합물 구조를 설계해 합성하기까지 40개월이 걸리지만 AI를 활용하면 이를 5개월 내로 단축할 수 있다"면서 "사람이 1만번 반복할 실험을 수십번까지 줄여주면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해준다"고 했다. 배경훈 AI연구원장은 "LG 계열사를 대상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24일 생성형 AI '하이퍼 클로바 X'를 공개하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고 챗GPT보다 한국어 자료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토종 AI"라고 했다. 카카오와 SK텔레콤, KT도 올 하반기 AI 서비스를 출시한다.
    기고자 : 변희원 기자 유지한 기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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