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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문파타파] 선거마다 가짜 뉴스로 여론을 뒤흔들었다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발행일 : 2023.09.09 / 주말섹션 B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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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림 녹취 파일로 본 좌파의 조작과 선동

    "책값입니다."

    좌파 언론사인 뉴스타파가 대선 사흘 전 터뜨린 녹취 파일의 주인공 신학림이 기자들 앞에서 한 말이다. 그는 녹취 파일 제작 직후 대장동 주역인 김만배에게 1억6500만원(부가세 1500만원 포함)을 받은 게 들통났는데, 검찰은 이 돈을 녹취에 참여한 대가로 봤다. 하지만 신씨는 이게 자기가 준 책 세 권의 대가라고 우겼다. "책이 왜 1억5000이냐? 제가 이 책의 가치를 그 이하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이 가치를 김만배가 흔쾌히 받아들였고…."

    신씨 인터뷰를 영상으로 보면서, 그 앞에서 직접 이 말을 들은 기자들 표정이 궁금했다. 종편에서 이 영상을 재생했을 때,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려 나온 패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신씨가 쓴 책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 지도'. 대체 무슨 책이기에 1억5000만원을 받았을까? 책 출간 당시 신씨가 한 말이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혼맥이 언론 문제의 근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말만 들어도 어떤 책인지 알 법하다. 그래서 그럴까. 출간 이후 이 책에 대해 언급한 언론사는 한 곳도 없었다. 모두가 외면하는, 하물며 시중에서 권당 1만8000원에 살 수 있는 책을 김만배가 권당 5000만원이나 주고 샀다니,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책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어느 네티즌의 댓글이 딱 들어맞는 대목. 이런 분이 언론노조 위원장과 미디어오늘 대표를 지냈고, 녹취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다니, 신씨가 '혼맥 지도'를 쓰면서까지 찾아 헤매던 언론 문제의 근간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 녹취 파일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녹취 파일이 만들어진 2021년 9월 15일 상황을 말해보자. 대선 레이스를 펼치던 이재명 후보는 궁지에 몰렸다. 9월 초 주간조선의 보도로 대장동 의혹이 터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 환수 사업'이라 변명하던 이재명은 대장동의 범죄 혐의가 언론과 검찰의 수사로 드러나자 태세를 바꾼다. "대장동은 윤석열 게이트"라는 것, 하지만 이건 너무나도 말이 안 됐다. 대장동 사업 당시 대구고검에서 근무하던 윤 대통령이 성남에 와서 대장동을 좌지우지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그래서 만들어진 게 바로 신학림 녹취 파일,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임원들이 주도해 거액의 불법 대출을 해주다 영업 정지돼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그 불법 대출 중 1100억원이 4년 뒤 대장동 사업에 쓰였다.

    ―그런데 2011년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1100억원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조우형을 잡아넣지 않은 것은 물론, 조사를 받으러 간 조씨에게 커피를 타주는 등 극진한 대접을 해줬다. 이것이야말로 윤 대통령이 몸통이라는 증거다.

    이재명이 선거 막판에 있었던 대선 토론에서 "조우형에게 커피는 왜 타줬냐?"며 윤 후보에게 따져 묻고, 안민석 의원이 대장동 사건을 가리켜 '커피 게이트'라고 부르는 등 대선 막판 민주당을 비롯한 좌파가 윤 대통령에게 총공세를 펼친 근거는 바로 이 녹취 파일이었다. 심지어 대장동 일당 중 하나인 남욱 변호사도 검찰에서 "윤 대통령한테 커피를 얻어먹었다는 얘기를 조우형에게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사실은 완전히 달랐다. 2011년 조우형이 구속되지 않은 건 검찰 소환 당시 참고인에 불과했고, 그를 조사한 검사도 윤 대통령이 아닌 박모 검사였으니 말이다. 남욱 역시 추후 언론 인터뷰에서 "김만배의 공작에 당했다"며 자기가 검찰에서 한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태도를 바꿨다. 이쯤 되면 알 수 있다. 신씨 녹취 파일은 이재명 일당이 윤 대통령을 대장동 몸통으로 몰고 가려 한 조작품이라는 사실을.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신씨 녹취 파일이 만들어진 것은 2021년 9월 15일인데, 뉴스타파가 대선 막판에 가서야 파일을 공개한 이유는 뭘까? 이를 위해선 좌파가 벌인 거짓 선동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 2002년 대선 때 사기 전과자인 김대업은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이회창 후보 아들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해 이 후보의 지지율을 11.8%포인트나 떨어뜨리는 등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훗날 법원은 김씨가 한 말을 허위로 규정해 1년 10개월 징역형을 내리지만, 대선은 이미 끝난 후였다.

    2008년을 뜨겁게 달궜던 광우병 시위는 MBC PD수첩의 보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훗날 법원은 PD수첩이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라고 조작하고, 다른 질병으로 사망한 이를 인간 광우병으로 죽은 것처럼 거짓 자막을 달았다고 판결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미 큰 타격을 받은 후였다. 이 사례들은 가짜 뉴스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이를 반박하기는 몇 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성공적 거짓 선동이었다.

    하지만 종편이 생기고, 유튜브가 대안 언론 역할을 해주면서, 좌파의 공작은 점점 힘들어졌다. 2020년 3월 31일, MBC 특종으로 불거진 채널A 사건을 보자.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당시 검사장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음모를 꾸몄다는 게 MBC와 검찰의 주장이었지만, 이 기자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한 검사장은 당시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았으니, 이것 역시 좌파가 총선 승리를 위해 기획한 공작일 확률이 높다. 채널A 사건이 종전 공작과 다른 점은 총선에 임박해 기획됐고, 총선 2주 전에야 MBC가 터뜨렸다는 것, 이렇게 다급하게 일을 벌인 이유는 뭘까? 조중동 이외에 종편과 유튜브가 사실 확인을 해주는지라, 과거처럼 선동이 잘 먹히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런 견지에서 보면 신학림 녹취 파일을 제작 날짜에서 6개월이 지난 2022년 3월 6일 밤에 폭로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파일에 허점이 워낙 많다 보니, 시간을 두고 폭로하면 반박당하기 십상이었으니 말이다. 늦게 폭로한 만큼 좌파는 필사적이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그들은 이를 근거로 총공세를 펼쳤고, '엠팍'을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 게시물을 대상으로 한 추천 조작을 하기까지 했다. 10%포인트 이상 나던 격차가 대선에서 25만표 차로 좁혀진 건 그들의 공작이 제법 성공적이었다는 증표이리라. 이제 7개월 후면 총선이 있다. 좌파가 어떤 공작을 하는지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기고자 :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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