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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대장동서 이재명은 지워라"

    유종헌 기자 이세영 기자

    발행일 : 2023.09.07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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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재판서 공모 사실 밝혀

    대장동 사건의 '몸통' 중 한 명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지난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를 만든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당시 김씨의 '사주'로 대장동 관련자들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면죄부'를 주는 언론 인터뷰를 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에게 커피를 타 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뿐 아니라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2021년 9~10월, 대장동 관련자들에게 "이재명 후보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언론에 얘기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검찰은 "대장동에서 이재명을 지우라"는 '교시(敎示)'가 내려갔고 이성문(전 화천대유 대표),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조우형씨 등의 언론 인터뷰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의 언론 인터뷰는 모두 김씨의 의도가 반영된 내용으로 진행됐다.

    최근 검찰은 구속 상태에서 '대장동 재판'을 받고 있는 김씨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다루는 7일 재판에서 검찰은 "김씨는 대장동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한 영향이 생길까 우려했다"며 "본인뿐 아니라 남욱, 조우형씨에게도 허위 인터뷰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함께 기소됐던 남욱씨와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에게 법정 대기실에서 "잘 견뎌라.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갈 수 있다"고 하면서 '입단속'을 했던 정황도 있다. 검찰은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와중에,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이날 김씨의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해 김씨는 이날 자정 무렵 석방됐다. 검찰은 이번에 '가짜 뉴스' 혐의가 아닌, 100억원을 빼돌려 분양대행업자에게 제공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김씨 수사를 추가로 진행한 뒤 '가짜 뉴스' 혐의를 넣어 김씨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심각한 증거인멸이 이미 저질러졌고, 또 다른 증거인멸 우려가 현저한 점에 비춰 법원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석방돼 '가짜 뉴스' 수사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허위 인터뷰'는 김만배씨가 가장 먼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만나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 대선후보가 검사 시절 조우형 사건을 무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성남시가 화천대유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했기 때문에) 내가 (이 대표) 욕을 많이 했다. 공산당 같은 XX"라고 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준 적이 없다는 이 대표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표도 '김만배 인터뷰' 하루 전에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산당'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2021년 9월 14일 기자회견에 대장동 일당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시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기지사 시절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투자회사(화천대유) 대표가 법정 증언을 통해 저보고 '빨갱이 같다. 공산당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18일에는 당시 언론 접촉을 피하던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가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이씨는 "이재명을 모른다. 법정에서 딱 한 번 봤다"면서 "공무원이나 정치인과 결탁해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은 한 건도 없다"고 했다. 이 신문사는 김만배씨가 과거 근무했던 곳이다. 지난 2020년 한국일보 간부가 김씨로부터 1억원을 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김씨는 2021년 10월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욱씨에게 연락해 '이제 우리랑 이재명은 한배를 탔다'면서 허위 진술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남씨에게 그런 얘기를 한 시점은 2021년 10월 12일 남씨가 JTBC와 첫 화상 인터뷰를 가진 직후였다고 한다. 당시 남씨는 JTBC에 "김만배는 유동규를 '그분'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그분'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김씨의 연락을 받고 닷새 뒤 한국으로 귀국했던 남씨는 JTBC와 2차 인터뷰에서는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말을 바꿨다.

    김만배씨는 2021년 9월 초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게도 비슷한 '지침'을 줬다. 김씨는 당시 조씨에게 "대장동은 유동규의 뇌물 사건으로 정리해야 한다"며 "인터뷰를 하게 되면 그렇게 말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 조씨는 2021년 10월 26일 JTBC 기자를 만나 "'그분'은 유동규다. 100%다"라고 했다. 당시 조씨는 본인이 직접 관련된 '윤석열 수사 무마' 부분에 대해서는 30분에 걸쳐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모 검사를 만났다' '대장동 대출은 부산저축은행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해당 기자는 2022년 2월 조씨 해명은 빼놓은 채 '윤석열 커피' 의혹만 2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이재명은 대장동과 무관하다'는 조씨 주장은 작년 10월 뉴스타파로 이적한 뒤 기사화했다.

    성남시에서 대장동 사업 실무를 총괄했던 유동규씨도 대장동 의혹 초기에 잠적했다가 2021년 9월 23일 미디어오늘과 "대장동에 특혜는 없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 유씨는 비슷한 시기에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으로부터 한겨레 기자를 소개받기로 했다가 성사되지 않은 일도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2021년 11월 구속된 뒤에도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감옥을) 나갈 수 있다"며 '대장동 일당'의 입단속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내 재판 대기실에서 만난 남욱씨뿐 아니라 유동규씨에게도 "이재명은 대통령 된다. 곧 나갈 수 있을 거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22년 9월 이후 남씨와 유씨는 "사실을 모두 털어놓겠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그래픽] 김만배씨가 주도한 '대장동 관계자' 언론 인터뷰
    기고자 : 유종헌 기자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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