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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넘어 신사업 개척, 종합상사가 진화한다

    이기우 기자

    발행일 : 2023.09.06 / 경제 B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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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광·탄소포집·로봇 잇단 투자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지난달 미국 일리노이주 파이에트 카운티의 150MW(메가와트) 규모 태양광발전 단지 사업권을 미국 에너지 기업에 매각했다. 이 카운티의 전체 넓이는 1880㎢로 서울의 3배 이상이지만 인구는 2만명에 불과하다.

    2020년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한 삼성물산의 역할은 부지 조사, 전력 계통 조사, 기술 분석, 법무 등 발전 단지 건설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처리하는 일이었다. 삼성물산은 태양광발전 단지가 입주할 부지를 선정하고, 땅 주인과 협상해 토지 사용권을 얻어내고, 발전 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이 인근 지역에 제대로 송전될 수 있는지 조사했다. 또 연방정부·주 정부·카운티 등 지자체에 따라 나뉘어 있는 각종 인허가를 따내고, 인근 지역 주민, 관련 기관과 소통하는 절차까지 도맡아 처리했다. 이렇게 정리된 사업권을 사들인 현지 기업은 부지에 발전소 건물을 짓고 운영만 하면 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2018년부터 새로운 수익원으로 추진해온 태양광 개발 사업의 한 사례다.

    1970년대 가발, 손톱깎이, 라면 등 각종 생필품으로 중계 무역을 하고, 2000년대 들어선 자원 개발에 나섰던 종합상사가 이젠 삼성물산의 태양광 사업권처럼 무형의 신사업을 찾아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종합상사가 시장 수요와 유행을 포착해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는 '투자회사'에 가깝다"고 했다.

    ◇삼성물산 태양광, 포스코인터 CCS

    삼성물산은 미국, 호주 등에서 태양광 개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수익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1년 2200만달러, 2022년 4800만달러, 올 상반기 2700만달러 이익을 냈다. 올해 안에 태양광 발전 사업 총 매각 이익 1억달러(약 132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사업 부지 조사팀, 전력 계통 연계 관련 엔지니어 팀 등 기능별 전문 조직도 꾸렸다. 북미 태양광 개발 사업 인력만 100여 명에 달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다양한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탄소 중립 실현에 필수인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이 대표 사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호주와 미얀마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시추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응용하면 천연가스가 고갈된 가스전에 탄소를 매립할 수 있다. 현재 호주에서는 고갈된 해상 가스전을 활용한 CCS 사업 경제성을 분석 중이고, 말레이시아에서도 국영 석유 기업과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해상 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초 회사 정관 사업 목적에 '산업·물류용 등 로보틱스 제조, 판매 및 관련 부품 사업'을 추가하는 등 로봇 사업에 나섰다. 현재는 로봇 관련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역 네트워크'로 신사업 찾아 나서

    종합상사들은 중계 무역으로 이윤을 남기던 1세대, 천연 광물·식량 자원에서 먹거리를 찾던 2세대에서 이제 무역을 벗어나 각종 신사업에 투자하는 3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중계 무역을 통해 세계 각지에 탄탄한 네트워크와 정보망을 쌓아온 종합상사는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을 개척하는 첨병 역할에 적격이라는 평가다.

    포스코는 7대 핵심 사업으로 철강, 이차 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중 식량과 에너지 분야를 맡아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가 포스코그룹이 신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했다.

    LX인터내셔널 역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하며 LX그룹의 신사업을 도맡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4월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올 초에는 유리 업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그래픽] 먹거리 다각화 나선 종합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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