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김준의 맛과 섬] (154) 고흥 돌문어 숙회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발행일 : 2023.09.06 / 여론/독자 A35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가을은 전어 철이다. 그런데 고소한 전어구이는 좀 더 기다리자. 그보다는 돌문어를 먼저 찾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돌문어는 전남 여수와 고흥 그리고 충남 서천 일대에서 많이 잡힌다. 특히 여수와 고흥의 돌문어는 맛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왜 그럴까.

    문어는 돌문어와 피문어로 나뉜다. 피문어가 동해를 상징하는 문어라면 돌문어는 남해를 상징한다. 물론 제주 해역이나 서해에서도 문어가 잡힌다. 특히 제주에서 잡히는 돌문어는 값도 좋고 맛도 좋아 해녀들이 즐겨 찾는다. 고흥 돌문어는 숙회 외에 죽으로 즐기기도 한다. 낙지팥죽으로 널리 알려진 고흥 음식에 낙지가 없을 때 그 자리를 차지하는 녀석이다. 돌문어는 바닷가에서 잡는 문어라 맛이 좋다. 다른 이름으로 꽃문어라고 한다.

    돌문어잡이는 통발과 단지와 낚시로 한다. 통발로 잡을 때는 안에 고등어 등 비린내가 물씬 나는 미끼를 넣는다. 단지는 미끼 없이 던져 놓으면 된다. 낚시는 어민들보다는 생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용한다. 고흥과 진도와 여수에서 많이 잡히는 돌문어다.

    고흥 멸치잡이를 많이 하는 화도에서 돌문어가 빨랫줄에 걸렸다. 제사상에 올리려는 모양이다. 멸치잡이 낭장망에 선물처럼 들어온 돌문어를 손질해 말렸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시인이 필자의 시골집에 머문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이 시장에서 낙지와 문어와 가리맛조개를 사왔다. 그는 문어를 삶을 때 물을 넣지 않는다. 문어가 품은 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삶아지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이고 마늘을 넣어 풍미를 올리고 양파와 가는 파를 썰어 올린 후 불을 끄고 남은 불로 숙성시킨다. 조리 방법이 이렇게 간단하다. 간단할수록 원재료 맛은 더 깊다. 여기에 필자가 최애하는 가리맛조개찜이 더해졌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자작하게 끓이면 국물이 더 진해진다. 여수 여자만의 가리맛조개와 봇돌바다의 문어가 밥상에 올랐다. 둘인 듯 한 몸인 갯벌과 바다다.
    기고자 :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97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