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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현혹 '가짜 무기' 만드는 우크라 철강회사(아조우스탈) 직원들

    파리=정철환 특파원

    발행일 : 2023.09.06 / 국제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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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軍 점령으로 일터 잃은 직원들
    천·합판 등으로 '미끼 무기' 만들어
    상대방 미사일 등 소모에 적극 활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짜 무기' 전쟁에 우크라이나 제철소 직원들도 뛰어들었다. 천이나 합판 등으로 만든 모형 탱크·야포·다연장로켓발사기(MLRS) 등 이른바 '미끼 무기(decoy weapon)' 로 적을 현혹해 미사일과 장거리 로켓탄 등 값비싼 진짜 무기를 낭비하게 하는 속임수 싸움에 러시아군의 약탈로 일자리를 잃은 제철소 직원들이 참전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모처에서 자체적으로 모형 곡사포와 모형 야전 레이더 등을 만드는 공장 직원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러시아군의 점령으로 일터를 빼앗긴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직원들이다. 가디언은 "이들은 이미 1년 이상 미끼 무기를 만들어 왔다"며 "좀 더 정교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과 폐목재 스티로폼,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위치·규모, 직원 수, 생산량 등은 기밀이라고 이 매체는 밝혔다. 공장 측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위해) 점점 정교해지는 러시아의 관측 기술에 맞춰 실제 무기의 발열 수준을 모방하는 등 다양한 속임수도 적용한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발열 장치를 넣어 더 진짜 같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는 뜻이다.

    아조우스탈의 모회사 메트인베스트(Metinvest)가 소속 직원들을 무기한 파견했다. 메트인베스트 대주주는 우크라이나 최대 갑부 리나트 아흐메토우다. 그는 과거 친(親)러 정치인들을 후원했던 전력이 있지만,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군을 위한 이동식 강철 막사를 개발해 내놓는 등 우크라이나 정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가디언은 "미끼 무기 제작 역시 메트인베스트먼트 경영진이 우크라이나군을 도우려 내놓은 아이디어"라고 전했다.

    미끼 무기는 공중 폭격과 장거리 포격이 보편화된 2차 세계대전 당시 등장해 현대전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올해 초 "러시아가 파괴했다고 주장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상당수가 모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끼 무기 유행으로 세계 최대 미끼 무기 업체인 체코 '인플라테크'는 작년부터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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