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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단식 천막 찾아가 쓴소리

    김경화 기자

    발행일 : 2023.09.06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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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안 단독 처리, 과연 옳았나"

    김진표 국회의장은 5일 엿새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 (민주당이) 반복해서 단독 처리를 계속하는 것이 과연 나라를 위해서나 민주당을 위해서 옳았나"라고 말했다.

    국회 본관 앞에 차려진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천막'을 찾아 오히려 민주당의 지난 4월 양곡관리법, 5월 간호법 일방 처리를 비판한 것이다. 두 법안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단식 천막을 찾아 이 대표 옆자리에 앉았다. 민주당 출신인 그의 방문은 당초 응원·지지 성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의장은 "모든 게 순리대로 풀려야 하는데 국회가 순리대로 못 가서 고생하시는 것 같아 저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운을 뗐다.

    이 대표는 덥고 습한 날씨를 걱정하는 김 의장에게 "더운 거야 견디면 되는데 미래가 암울하다"면서 "정치가 사라지는 것 같다. 대화하고 상대를 인정해야 하는데 제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주변에 함께 앉은 민주당 우원식·백혜련·권인숙 의원 등은 "국무위원들이 도발하는데 의장님이 지적해 달라" "거부권 (행사) 계속하는데 강하게 얘기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진 김 의장의 발언은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우려·경고에 가까웠다. 김 의장은 "정치라는 것이 언제나 상대적인 것이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하고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못했다고 국민들이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헌법과 제도에서 의결정족수 구성으로 보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사전에 예고되거나 그렇게 되는 것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반복해서 단독 처리를 계속 하는 것이 과연 나라를 위해서나 민주당을 위해서 옳은 건가"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민주주의라는 게 51대49로 국회가 구성됐다 할지라도 51%가 주장하는 10개를 한꺼번에 다 못 하면 6~7개라도 살리고 나머지 3~4개는 양보하는 타협안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나"라며 "민주당은 야당이지만 압도적 1당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든 최종적으로 일방 처리 하기 전에 조정을 해주시면 (좋겠다)"이라고 말했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서도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더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김 의장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무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이 광경은 이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생중계됐다. 채팅창에는 "소금 뿌리나" "왜 온건가"라는 글이 쏟아졌다. 친명계 진성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의장을 향해 "거부권부터 행사하는 대통령에게 '옳은 일이냐'고 묻는 것이 순서"라며 "국회의장으로서 행정부가 국회 의결을 가벼이 여기지 않도록 하는 일을 우선 고민해 달라"고 했다.

    국회 안에서는 "제1당 대표가 여야 대립의 모든 책임을 정부·여당에 돌리고 단식까지 하고 나선 상황에 대해 국회의장이 자제를 요청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김 의장이 당의 어른으로서 이 대표를 무조건 편들 게 아니라 할 말은 하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후 낸 서면 브리핑에서 "김 의장은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존중해야 한다며 공감대를 표했고, 다시 한번 이 대표의 건강을 당부했다"고만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도 시작부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를 향해선 "근래에 국무위원들의 답변 과정에서 과도한 언사가 오가는 예가 발생하는 등 적절하지 않은 답변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며 "국민에게 답변하는 자세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답변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첫 질의자로 나선 설훈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면서 이내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김 의장은 "제발 좀 경청해 달라.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다"며 "의회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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