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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정율성 탓에 좌파 성지로 각인될 수 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발행일 : 2023.09.02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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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으로 추모 사업 비판
    호남 출신 소강석 목사 인터뷰

    호남 출신 대형 교회 목회자가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기념공원 추진 논란과 관련해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가 아닌 좌파 이념의 이미지로 각인될 우려가 있다"며 비판했다.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 소강석(61·사진) 담임 목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 세금으로 정율성 기념공원을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전북 남원 출생으로 군산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광주에서 신학교(광신대) 1학년 재학 중 5·18민주화운동을 겪었다. 1988년 서울 가락동 지하상가에서 새에덴교회를 개척해 현재 등록 신자 5만명 교회로 성장시켰다. 2007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국내외 6·25전쟁 참전 용사를 초청해 보은 행사를 열고 있다. 2021년에는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 회장을 지냈다.

    소 목사는 이 글에서 역시 호남(전남 보성) 출신인 문정희(76) 시인의 '눈물은 어디에다 두나'를 인용하며 정율성 기념공원 추진은 편향된 시각이 아닌 보편적·상식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시인은 계간 '문학나무' 가을호에 게재한 신작을 통해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얼굴에 눈이 한 개다/(중략) 부패한 수족관과 같은 TV뉴스 화면에서/한 눈 가진 사람과 두 눈 가진 사람이/서로를 병신이라 우기고 있다/나는 울었다/그런데 내 눈물은 어디에다 두나/좌파도 우파도 아닌 내 한쪽 눈/어디로 갔을까/내 눈물은 어디에다 두나'라고 적었다. 소 목사는 "어젯밤 이 시를 읽고 잠들었는데 나도 일어나자마자 한쪽 눈만 뜬 것 같아 거울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두 눈이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페이스북에 "정율성 기념공원 문제로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며 "정율성 기념공원은 한쪽 눈으로 볼 때는 일리가 있지만 두 눈으로 볼 때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결코 정치인이 아니어서 이런 글을 쓸까 말까 여러 번 썼다 지웠다 하다가 정치인이 아닌 종교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 글을 쓴다"고 했다. 그는 "정율성은 6·25전쟁 당시 중공군으로 참전했고 팔로군 행진곡과 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사람"이라며 "국민의 세금으로 기념공원을 추진한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소 목사는 이 글에서 "누구보다 호남을 사랑하고 호남이 어머니의 품처럼 느껴지고, 호남 출신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적었다. 그는 "그래서 저는 5·18민주항쟁의 정신도 가치 있게 여기고 호남은 민주화의 성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정율성 공원 추진)을 강행함으로써 5·18 민주화 정신이 훼손당하고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가 아닌 좌파 이념의 이미지로 인각(印刻)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남 지역은 6·25 때 공산당에 가장 많이 순교를 당했던 곳"이라며 교인 77명이 공산군에 학살당한 전남 영광 염산교회의 기독교인 순교탑과 순교 기념비 사진을 페이스북 글에 첨부했다.

    소 목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문 시인의 시를 읽고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무리 양극으로 갈라진 시대라고 해도 정율성 기념공원 문제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발언하면 또 다른 이슈가 될까 염려돼 밤새 고민했지만 종교 지도자는 때로는 선지자적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양심을 억누르지 않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게 됐다"며 "정율성 기념공원 문제로 광주가 좌파 이념 이미지로 각인되고 민주화 정신까지 훼손당하면 결국 모두에게 손해"라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 페이스북 글(요약)

    요즘 정율성 기념공원 문제로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습니다. 저도 호남 출신입니다. 20대에는 광주에서 신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5·18 광주 민주항쟁을 겪었습니다.

    정율성기념공원은 한쪽 눈으로 볼 때는 일리가 있지만 두 눈으로 볼 때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는 북조선 노동당에 입당하여 6·25 전쟁 당시 중공군 일원으로 참전을 하였고 조선인민군 행진곡과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사람입니다.

    5·18 민주화정신이 훼손을 당하고 광주가 민주화 성지가 아닌 좌파 이념의 이미지로 인각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호남지역은 6·25 때 공산당으로부터 가장 많이 순교를 했던 곳입니다. 한 눈이 아닌 두 눈으로 역사를 보고 해석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고자 :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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