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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단식장, 극단 유튜버들 파티장 됐다

    원선우 기자

    발행일 : 2023.09.02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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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버와 만난 극단의 정치

    "범죄자 새×는 감방에나 들어가라!" "니들은 방사능 회 ×먹고 뒈×버려라!"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 첫날 밤은 아수라장이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 유튜버와 이 대표 구속을 주장하는 극단 성향 유튜버들이 주고받는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극단 유튜버들은 이 대표가 단식 중인 천막을 촬영하며 "야, 이재명!" 고함을 질러댔다. 이에 개딸 유튜버들은 이 대표를 호위하듯 겹겹으로 인(人)의 장막을 치고 휴대폰과 카메라를 치켜들었다.

    이 대표는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 역시 당 지도부와 함께 자신의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여기(천막)는 평화로워 보이는데 이 앞은 난리"라며 "국회 풍경 한번 잠시 보여드릴게요. 여러분이 출연할 기회"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 유튜브 카메라가 현장을 한 바퀴 돌아보며 이 난장판을 송출했다. '수퍼 블루문'이 뜬 이날, 국회 경내를 산책 중이던 한 시민은 "달구경 하러 왔는데 광기(狂氣)에 날뛰는 사람들에게 다칠까 봐 서둘러 집에 가는 중"이라고 했다.

    유튜버들이 이 대표 단식장에 몰려온 이유는 조회 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 유튜버는 '이재명 단식 김부선이 간다!'라는 제목을 달고 방송했다. 2016년 사건을 소재로 한 '낚시 방송'이었지만, 조회 수는 6만회를 넘었다. 친명 유튜브에선 "몸 상하시면 안 돼요" "우리도 같이 단식해요" 등 개딸들의 응원이 빗발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저질 유튜브와 극단 정치가 한 몸이 된 한국 정치의 단면"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1일 이 대표를 향해 "체포 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방탄 단식'을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친명 인사들이 "단식 철회 조건은 없다"(장경태·박성준)는 데 대해 당내에서조차 "대의명분이 없다" "황당한 단식" 같은 반응이 나왔다. 과거 거물 정치인들의 단식 투쟁은 정치범 석방 등 구체적인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번엔 그런 것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단식 천막 아래서 최고위를 열고 "단식 외에는 정권의 퇴행과 폭주를 막을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 전화를 했다"며 "건강을 잘 챙기기 바란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잘 견뎌내겠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이날 저녁 국회에선 민주당 의원·당원·지지자 수백 명이 총집결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일부는 '친일 매국노 용산 ×차반 탄핵 꺼져 2(이)×끼야'라고 적힌 윤석열 대통령 비방 현수막까지 들고 나왔다.

    이 대표는 밤 10시쯤까지 천막에서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과 윤 대통령을 성토하는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을 '이 사람'으로 지칭하며 "이 사람이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어. 평생 실패를 안 해봐서 그런가" "낙선 안 해보면 거만해져서 세상이 안 무서운 거야" 같은 발언을 했다. 한 지지자는 이 대표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소환 일정을 놓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은 당초 오는 4일 출석해 오전에만 조사받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수원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수원지검의 '오전 조사' 거부에 이 대표 측은 11~15일 중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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