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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창립 42주년을 맞았다. 자동차 검사, 운수업체 교통안전관리자 교육을 위해 1981년 인력 636명으로 출범한 공단은 현재 임직원 1800여 명이 139개의 법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업무뿐 아니라, 자율주행차·UAM(도심항공교통)·드론 등 교통 분야 4차 산업을 대비하는 일도 포함돼 있다. 창립 42주년을 기념해 지난 2021년 취임한 권용복 이사장을 서면 인터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Q&A).

―제17대 이사장에 취임한 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그간 소회를 말해 달라.

"취임 첫해,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 2000명대에 최초 진입하는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전체 교통사고 중 보행 사망자 비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나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해에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국정과제 취지에 맞도록 '모빌리티·빅데이터·국민안전·고객중심 경영'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기존 교통 개념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스마트한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해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 목표'를 정해 왔는데 올해 목표는?

"올해 목표는 전년 대비 12.4% 감소한 2396명이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연평균 감소율(-7.8%)과 비교하면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였지만, 지난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오히려 전년 대비 3.9% 증가해 214명이었다. 음주운전은 큰 숙제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대표적으로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 예방 대책으로 렌터카 50대를 대상으로 '음주운전 방지 장치'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운전자가 탑승하면 음주 측정을 한 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면 강제로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렌터카를 대상으로 삼은 건, 사업용 자동차 음주 사고 중 렌터카 음주 사고 비율이 86%(2019~2021년)에 달하기 때문이다. 시범 운영 3개월간 총 672명이 참여해 '음주 측정'을 8708회 실시했고, 이 중 '시동 제한'은 86회 발생했다. 시동을 거는 100회 중 1회꼴로 음주운전이었다. 운전자 672명 중 시동이 제한된 운전자는 55명이었다. 같은 사람이 여러 번 음주 운전을 시도했다는 의미다. 이 중 13명은 2일 이상 연속으로 시동이 제한됐다. 공단은 올해 여객·화물차량 등 사업용 차량과 어린이 통학버스까지 시범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가 대형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은 야간과 새벽 시간대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음주운전 방지 장치 의무화를 위한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드론·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부상에 따른 공단의 역할과 계획은?

"전 세계 드론 시장은 32조원(2021년)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우리 공단은 2014년 '드론 조종사 자격제'를 시작으로 전문교육기관 지정·관리(2017), 기체 신고(2020) 등 안전관리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작년 12월부터는 드론 사용 사업체 안전관리 업무를 국토부로부터 이관받아, 위해 요인 점검과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엔 기관별로 분산된 정보들을 합친 '드론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비행 승인·보험 이력·기체 정보 등이 담겨 있어, 불법 드론 대응과 드론 배송 관리에 활용 가능하다. 드론 실증 도시로 지정된 '제주 가파도'와 '성남시'에 드론 실비행을 지원해 배송 기준을 검증한 뒤, 올해 '한국형 드론 배송' 상용화 표준모델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UAM의 경우,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단은 정부가 UAM 상용화를 위해 진행하는 'K-UAM 핵심기술개발사업(R&D)'에 기획 단계부터 참여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UAM 지역시범사업 준비를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를 통해 오는 2025년 UAM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UAM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작년 UAM 관련 대학생 올림피아드 대회를 신설했다. 올해 11월에는 종목을 확장한 대회도 준비 중이다. UAM 기체·사업체·종사자·자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해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전기차 안전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는데, 공단의 대응은 어떻게 되나.

"차량 화재에 대한 신속하고 전문적 조사를 위해 2021년 '중대사고 조사처'를 신설했다. 제작결함 조사와 관련된 조직을 확대한 것이다. 또 전기차 화재 재현 실험 등을 위해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지역센터(광주·울산)를 활용해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인력과 시설을 보강 중이다.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국내 모든 자동차의 고전원 전기·전자장치를 검사할 수 있는 '전자장치 진단기(KADIS)를 자체 개발했다. 배출가스·첨단안전장치·전기차 배터리 관련 항목을 검사하는 서버형 진단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자동차 검사 시 전기차는 배터리 성능과 안전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같은 핵심 장치에 대해선 판매 전 정부가 자동차 안전기준에 따라 먼저 확인하고 사후 관리하는 제도(안전성 확인제도)와 배터리 이력관리를 위한 전산망 구축을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교통안전 종합 전문기관으로서 '교통안전 글로벌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수 1만대당 사망자 수를 0.5명(2027년)으로 줄이고, 철도 대형교통사고는 제로(0건, 2027년)로 만든다는 목표에 최대한 빨리 다가가겠다. 교통안전공단의 업무는 하나하나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따라서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존립의 필수 조건이다. 정부로부터 위탁 받은 100여 개 넘는 사업은 단순히 실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차원 높은 서비스로 발전시킬 것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 가겠다." 기고자 :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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