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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여행'만큼 냉탕과 온탕을 오간 분야가 또 있을까.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여행 및 교통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75억원(43.3%) 늘어 1조84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4월 기준 역대 최고 거래액이다. 업계는 공식적인 엔데믹 전환 이후 첫 여름휴가 시즌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3~2025년 관광 트렌드 보고서에서 '새로운 시대의 여행(New Era Trip)'을 내세우며 ▲뉴노멀 시대, 새로운 여행 워케이션(일을 뜻하는 'work'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 합성어) 확산 ▲초개인화 시대, 여행 경험의 나노(nano)화 등 10가지 핵심 트렌드를 제시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3국내 관광 트렌드'로 ▲로컬 관광 ▲아웃도어/레저 여행 ▲농촌 여행 ▲친환경 여행 ▲체류형 여행 ▲취미 여행 등 6개의 테마를 선정해 '모멘트(M.O.M.E.N.T.)'로 요약했다. 시대에 따라 여행 방식과 가치가 변해왔다. 이 가운데 공통으로 눈에 띄는 여행 트렌드를 모아봤다.

◇나노사회의 여행, 나만의 취향을 담다

먼저 '2023 국내 관광 트렌드' 키워드인 '모멘트'를 살펴보자. '모멘트'에는 일상 속 개인의 관심사·취향과 관련된 경험을 추구하며, 다양한 테마 여행으로 현재 행복을 만끽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역시 '개인 경험 중심'의 여행에 주목했다. 엔데믹 이후 보상 여행이 증가하면서 양극화 소비 및 관광 행태 다변화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규모 여행과 혼행(혼자 하는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개인별 맞춤 투어를 선호하는 여행객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취미 여행과 걷기·등산·서핑·골프 등 아웃도어/레저 여행이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심신 건강 및 행복의 가치를 중시하는 힐링 여행 및 웰니스 관광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프라이빗한 경험을 즐기는 럭셔리 관광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여행지에서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다

지역 여행지에서 새로운 일상 경험을 추구하는 '로컬 관광'도 주요 트렌드다. 맛집이나 특산품, 그리고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역사 체험 등 지역 고유의 여행 콘텐츠와 경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휴공간이 관광과 결합해 새로운 지역자원으로 활용되거나 지역 고유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합 로컬 체험상품들이 떠올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도 '여행지에서 일상을 즐기는 지역 생활형 관광'을 트렌드로 꼽았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이 직접 기획·참여하는 '관광두레' 같은 사업들도 활성화되고 있다.

'한 달 살기' 등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오래 살아보는 여행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 및 원격근무가 증가하며 일과 생활의 경계가 흐릿해졌다. '여행은 휴가 때 떠날 수 있다'는 공식이 깨지며 장소 기반의 워케이션 수요 역시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번잡하고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농촌 여행', 일명 '촌캉스'도 재조명되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 지속 가능한 여행을 하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화두다. 관광 분야에서도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지속 가능한 여행'이 급부상하고 있다. 쓰담달리기(플로깅), 해변 정화 운동(비치코밍) 등 여행 과정에서 탄소 줄이기 실천 노력도 확산하고 있다. 기고자 : 김수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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