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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이끌었던 앤서니 파우치<사진> 전(前)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대학 강단에 선다.

26일(현지 시각) 미 조지타운대는 성명을 내고 "파우치 전 소장이 다음 달 1일부터 감염내과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 드지오이아 조지타운대 총장은 "헌신적 공직자이자 선구적인 글로벌 보건 리더인 파우치 박사를 모시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고 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미국 보건·의료계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코넬대 의대를 수석 졸업하고 1968년 NIAID에 들어간 후 1984년부터 38년간 소장을 지냈다. 올해 82세인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때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비롯, 지카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메르스 등 굵직한 보건 위기 상황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했다. 2008년 부시 정권 때는 미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권위의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받기도 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확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확산 초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만든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TF)를 이끌며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수백 차례 백악관 공식 브리핑에 등장하는 등 사실상 미국의 코로나 대응을 주도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좀 더 일찍 코로나에 대한 조처를 했더라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늑장 대처를 비판해 트럼프 지지층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지만, 코로나 검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등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백악관 브리핑을 끝으로 NIAID 소장에서 은퇴했다.

파우치 전 소장은 "인생의 이 단계에서 사회에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며 "실험실에서 더 많은 실험을 하고 연구실을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젊은 세대의 학생들에게 경험과 영감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조지타운대 홈페이지에 밝혔다. 기고자 :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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