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노동계 위원 전원 '노동 탄압' 퇴장… 법정시한 내일까지 결정 어려울듯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해야 하는 법정 시한을 이틀 앞두고 경영계는 시간당 9620원으로 올해 수준 동결안을, 노동계는 1만2210원으로 26.9% 인상안을 각각 제시했다.

2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회의에서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시간당 9620원을 제시했다. 월급(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 기준)으로 환산하면 201만580원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불 능력 등을 감안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업종별 구분 없이 단일 임금을 정하는 만큼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지불 능력이 가장 어려운 업종에 맞춰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내수 소비 활성화, 임금 불평등 해소, 노동자 실질 임금 감소 등을 이유로 올해보다 26.9% 인상한 1만2210원(월급 255만1890원)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는 노동계 위원 전원(8명)이 '정부의 노동 탄압'에 항의하며 퇴장해 파행을 빚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노동계)과 사용자위원(경영계), 공익위원(학계 등)이 함께 참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노동계가 '불법 고공 농성' 중 구속 체포된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총장에 대한 정부의 위원 해촉 결정 등에 항의하며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을 29일까지 정해야 하는데, 노사 간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법정 시한 내 결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8년 이후 법정 시한 안에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은 9차례였다.

문재인 정부 초반인 2018년과 2019년에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하나로 최저임금이 각각 16.4%, 10.9% 올랐다. 이후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매년 상승 폭을 1.5~5.1%로 줄였다. 기고자 : 장근욱 기자
본문자수 : 933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