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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세무사도 검증 보고서 작성'
보조금법 발의… 회계사들 반대

시민 단체가 국고 보조금을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정부가 검증 대상을 확대하자, 난데없이 회계사와 세무사 간 영역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회계사만 할 수 있는 검증 보고서 작성을 세무사들도 하게 해 달라는 요청이 국회에 쏟아지는 것이다. 새로 바뀐 시행령에 의해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하는 민간 보조 사업 수가 지금보다 3만개 이상 늘어나니 '일감'을 나누자는 게 핵심이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7일 세무사도 검증 보고서를 작성할 권한을 부여하는 '보조금법'이 논의될 예정이다. 보조금을 받는 단체는 이를 제대로 썼는지 검증 보고서를 내야 하는데, 현재는 이 업무를 회계사만 할 수 있다.

법안을 발의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회계사의 검증 보고서를 통해) 적발한 문제 사업은 153건에 불과하다"며 "반대로 정부가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국고 보조 사업에 대한 일제 감사를 실시했을 땐 1865건의 부정·비리를 확인했다. 두 개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회계사가 형식적 검증만을 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특히 지난 13일 민간 보조 사업 정산 보고서 외부 검증 대상을 보조금 총액 3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이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정산 보고서 외부 검증 대상은 3만1332개 늘어나게 된다. 검증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세무사도 관련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야 공급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찬성 측 논리다.

반면 회계사 측은 정산 보고서 검증 업무는 회계사의 고유 직무인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 업무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회계 법인뿐만 아니라 회계사 3명 이상이기만 하면 정산 보고서 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를 맞출 수 없을 것이란 우려는 과장됐다"며 "시장이 커지면 보조금 관련 업무를 하는 회계사도 늘어나게 돼 있다"고 했다. 해당 법안을 다루는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유동수 의원은 회계사 출신이다. 유 의원 측은 "아직 이 건에 대한 입장은 없다"고 했다. 기고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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