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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중증환자 많이 받으면 가점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 운영이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유지에 핵심 기준이 된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이를 골자로 한 '상급종합병원 지정 계획'을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질환에 대한 난도 높은 치료를 하는 대형 병원이다. 전국에 45개가 있다. 정부가 3년마다 지정하는데, 올 12월 '5기(2024~2026년) 상급병원' 지정을 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내년부터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상시 입원 환자 진료 체제를 갖추어야 하며, 지속적인 입원 진료 실적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반하면 시정 명령 및 지정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받은 병원이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입원 환자를 받지 않고 외래 환자만 받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어 다음 지정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길병원은 전공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작년 12월부터 두 달간 소아청소년과의 입원 진료를 중단했었다. 그런데 이제 두 과목의 진료를 병원이 임의로 축소할 경우 곧바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중도 탈락시킬 수 있는 조항을 '지정 후 준수 사항'에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해 일반 종합병원이 되면 수술·처치·검진 수가(의료 서비스 가격)가 5%포인트 떨어진다. 규모가 큰 병원의 경우 이로 인한 손실액이 한 해 1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

정부는 또 이날 '소아·중증 응급환자 진료'를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새 기준으로 발표했다. '소아 중증 응급환자'와 '(소아 외) 중증 응급환자'를 더 많이 받고, 최종 치료(수술·입원)도 더 많이 할수록 평가 점수를 더 높게 주겠다는 뜻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대형 병원이 소아·중증 응급환자를 더 많이 수용하도록 유도해 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 돌다 사망하는 사고 등을 줄이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다만 이 기준은 예비 지표로, 3년 뒤인 2026년부터 당락 기준(본 지표)이 된다. 병원이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기고자 :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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