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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정책의 공과(功過)를 본격적으로 따지기 시작한 영국처럼 한국도 3년 4개월간 지속된 코로나 사태 대응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또 다른 팬데믹(대유행)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한국은 코로나 초기 상황에서 검사(Test)·역학추적(Trace)·치료(Treat)로 이어지는 이른바 '3T' 전략을 활용해 외신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오판으로 확산세를 잡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우선 코로나 발생 초기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아 확산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국가들보다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국민이 큰 불안에 떨었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고려 등으로 수차례 방역 완화를 이어간 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진 바 있다.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방역 피로도를 높였던 사회적 거리 두기의 성과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는 "경제적 충격 등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은 채 급박하게 봉쇄 조치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코로나 이후 다음에 닥칠 신·변종 감염병(Disease X)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내놓았다.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하면 100일 혹은 200일 이내에 백신 등 주요 대응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관련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질병청은 코로나 하루 최대 확진자(62만명)보다 많은 100만명의 일일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방역·의료 역량을 갖추는 것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 대응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팬데믹 상황에서는 그 어떤 전문가도 '완벽한 대응'을 내놓지 못하는 만큼 코로나 기간 생겼던 문제점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징비록'을 만들어 향후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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