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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1000만~2000만원 그쳐
美는 고발자 3500억원 지급도

미국은 벌금과 과징금이 100만달러(약 12억8200만원)를 넘는 금융 범죄의 경우 내부 고발자에게 회수한 부당 이익금 규모의 10~30%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내부 고발자에게 사상 최대 포상금인 2억7900만달러(약 3578억원)를 지급해 화제가 됐다. SEC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 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성명을 통해 "잠재적 증권법 위반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보하는 내부 고발자들에게는 포상금 등 상당한 인센티브가 있다"고 밝혀 증권법 위반 사건임을 시사했다.

주가 조작 등 금융범죄의 경우 내부 제보가 중요하다.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의 650억달러(약 83조원) 규모 다단계 금융 사기도 아들의 신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제보한 신고자에게 자본시장법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이 2018년 3건, 2019년 2건, 2020년 5건, 2021년 1건 등 총 11건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아무도 포상금을 받지 못했다. 포상금 산정 기준이 엄격할뿐더러 신고자들의 제보가 조사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인당 평균 포상금 지급액도 2018년 2080만원, 2019년 1910만원, 2020년 2480만원, 2021년 1185만원 등으로 1000만~2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정부도 신고·포상 제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국회와 정부는 주가조작 신고 포상금 한도를 현행 20억원에서 2배인 40억원으로 높이고, 자진 신고자 감경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 당국은 현재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국회를 통과해 실제 시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가조작과 같은 불공정거래는 당국의 노력만으로 적발해 내기 힘든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충분한 수준의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신고자를 보호하면서, 개인이 불편함 등을 감수하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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