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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女오픈 홍지원 연장전 끝 우승
장타 없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1위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선 장타 경쟁이 뜨거웠다. 대회가 열린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 힐스 컨트리클럽(파72·6721야드)은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사이 고저 차가 큰 편이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랭킹 1~3위인 방신실(19·260.64야드)과 김수지(27·256.26야드), 황유민(20·254.92야드)이 1·2라운드 같은 조에 편성돼 300야드 넘는 티샷을 여러 차례 터뜨렸다.

그러나 우승은 드라이브샷 랭킹 115위에게 돌아갔다. 18일 대회 4라운드를 선두와 3타 차 3위로 출발한 홍지원(23)이 이날 1타를 줄이고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마다솜(24)·김민별(19)과 연장 끝에 우승했다. 홍지원은 지난해 한화클래식에 이어 난도 높은 국내 메이저 대회에서만 두 차례 우승했다. 상금은 3억원이다.

홍지원은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에 그쳤으나 후반 들어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다. 18번홀(파4·415야드)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은 세 선수 모두 파로 비겼다. 다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홍지원의 티샷은 러프에 들어갔다. 홍지원은 홀까지 160야드를 남겨두고 6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을 홀에 바짝 붙여 버디를 잡았다. 파를 기록한 김민별, 보기에 그친 마다솜을 제쳤다.

2021년 투어에 데뷔한 홍지원은 작년 8월 한화클래식 이후 10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당시 한화클래식도 코스 난도가 매우 높아 홍지원이 최종 합계 1오버파 스코어로 4타 차 우승을 거뒀다. 키 168cm인 그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24.01야드로 투어 최하위권이다. 반면 페어웨이 안착률은 투어 1위(88%)다.

홍지원은 "장타 선수들에게 장타가 무기인 것처럼 나에게는 정확성이 무기"라며 "페어웨이에서 상대보다 공이 뒤에 있더라도 홀에 더 가까이 붙일 자신이 있다"고 했다. "비거리를 늘리려고 해봤지만 정타에 맞지 않아 포기했다"며 "내 비거리를 인정하고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우승 이후 퍼팅 연습을 2배로 늘렸다고 한다.

홍지원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나 상비군에 뽑히지 못했는데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 우승해 영광"이라며 "요즘 팬들은 시원한 장타에 환호하지만 위험한 곳을 배제하는 '홍지원표' 골프도 재미있다"고 했다. "메이저 대회는 변수가 많아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어려워한다고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경기한다"며 "남은 3개 메이저 대회도 우승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박민지(25)와 아마추어 김민솔(17)이 공동 4위(9언더파), 김수지 8위(7언더파), 황유민 공동 9위(6언더파), 방신실은 공동 25위(1언더파)로 마쳤다. 기고자 :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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