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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구단 운영 능력 없다＂ 제명

선수들 월급을 안 주고 팀 운영비도 없어 홍역을 앓았던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이 결국 퇴출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6일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은 줄곧 재정 문제를 일으켰고, 4개월째 미지급된 선수단 임금을 정리한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면서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능력·의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구단이 회원 자격을 박탈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원은 이에 대해 "운영비 마련을 위해 노력했으나 버거웠다. 실패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데이원은 2022-2023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해 작년 8월 공식 창단식을 가졌다. 허재(58) 전 KCC 감독이 경기 부문 대표, 캐롯손해보험이 네이밍 스폰서를 맡았다. 당시에도 '재정적으로 탄탄한 것 맞느냐'는 의문이 일었지만 데이원 측은 "믿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그러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 경영이 악화되면서 지난 1월부터 직원, 3월부터 선수단에 임금을 주지 못했다. 지금까지 체불액은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원은 KBL 가입비 격인 특별회비(15억원)도 내지 않다가 뒤늦게 5억원을 지연 납부하고, 나머지 10억원은 지난 3월에 겨우 마련했다.

데이원은 지난 시즌 고양 캐롯 점퍼스라는 팀명을 사용했다. 그런데 스폰서인 캐롯손해보험이 구단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많이 일자 4년짜리 계약을 1년 만에 해지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대우조선해양(옛 대우중공업)이 JR종합건설을 인수해 이름을 바꾼 곳. 이후 한국테크놀로지에서 다시 사들였지만 옛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해 9월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란 이름으로 골프대회를 열기로 했다가 개막 9일을 앞두고 취소하면서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이 회사 김모(51) 회장은 대한카누연맹 회장과 대한컬링연맹 회장을 지내며 스포츠계에 발을 들였고, 2022년 동계올림픽 부단장을 맡기도 했다. 회사는 현재 자본 잠식 상태이고 김 회장은 지난 3월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KBL은 부산시가 지역에 구단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해 데이원을 물려받아 운영할 기업을 찾아보고 있다.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은 새 팀이 창단되지 않으면 다음 달 21일 다른 구단으로 갈 수 있게 특별 드래프트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다음 시즌은 10개에서 9개 구단 체제로 축소된다. KBL은 허재·박노하 데이원 공동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행정적·법률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하지만 KBL 역시 부실한 기업에 농구단 창단을 허가해 줬다는 부분에 대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고자 :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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