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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아들 인턴 증명서 허위 작성' 사건… 2심서 의원직 상실형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줬다는 혐의(업무방해)에 대한 재판이 대법원 소부(小部)에서 최근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대법원 전합(全合)은 오는 22일 이 사건에 대해 첫 심리를 연다고 한다. 소부는 대법관 4명, 전합은 대법원장 포함 13명으로 이뤄진다.

2020년 1월 기소된 최 의원은 1심과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작년 6월 대법원에 접수됐는데 1년가까이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법조계에서 "최 의원이 국회의원 임기를 다 채운 뒤 판결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는데, 전합 회부로 재판은 더 지체될 전망이다.

최 의원 사건을 담당했던 소부인 대법원 1부는 지난 5월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에 대해선 9개월 만에 '비밀 유출' 혐의를 인정해 당선 무효형을 선고했다. 이를 두고도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대법원 1부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오경미, 민변 회장 출신 김선수,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정화 등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과,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노태악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이들 중 오 대법관이 최 의원 사건 주심이다. 전합 회부는 소부 대법관들 간에 합의가 안 되거나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다.

이번 대법 전합의 쟁점은 조국 전 장관 부부의 자택 PC에서 나온 하드디스크가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한다. 이 하드디스크는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가 2019년 8월 자산 관리인 김경록씨에게 교체와 은닉을 지시한 것인데, 김씨는 이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했다. 여기에서 최 의원이 조 전 장관 아들에게 발급한 허위 로펌 인턴 증명서 등 입시 비리 관련 자료, 정씨의 사모펀드와 관련된 가족 카카오톡 대화 등이 나왔다.

최 의원은 재판에서 "김경록씨가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하는 과정에서 '실질적 피압수자'인 정경심씨와 조 전 장관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씨가 증거를 없앨 생각으로 저장 매체들을 준 것은 김씨에게 사실상 처분 권한까지 준 것"이라며 최 의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했다.

김씨의 하드디스크는 징역 4년이 확정된 정경심씨 1·2·3심 재판과 징역 2년이 선고된 조 전 장관의 1심에서도 동양대 휴게실에서 나온 PC와 함께 증거로 사용됐다. 재판부는 "정경심씨가 압수 수색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김경록씨에게 주거지 하드디스크의 관리권을 이전했다"고 판단했다.

대법 전합이 다른 사건의 확정판결 증거로도 쓰인 '하드디스크'의 증거 능력을 다시 따져 보게 되는 상황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그동안 '김명수 대법원'은 정치인 관련 사건에서 소속 정당에 따라 재판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민주당 소속인 최강욱 의원은 2020년 1월 기소 이후 3년 5개월째, 대법원에서는 1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선거사무소 회계 담당자가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사건은 대법 1부가 3개월 만에 벌금 1000만원을 확정해 김 의원은 의원직을 잃었다. 역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우 전 구청장 사건은 대법 1부에 올라간 지 9개월 만에 당선 무효형이 확정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판결 촉구 성명을 발표한 지 39일 만이기도 했다.

세 사건 모두 대법 1부에 배당됐는데 그중 최 의원 사건만 전합에 회부된 셈이다. '김선교 전 의원 사건'은 '최강욱 의원 사건' 주심인 오경미 대법관이, '김태우 전 구청장 사건'은 내달 퇴임을 앞둔 박정화 대법관이 주심이었다. 이날 한 시민 단체는 박 대법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대법원 전합이 문제의 하드디스크 증거 능력을 부정할 경우, 조 전 장관의 2심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내달 대법관 2명이 교체되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대법 전합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한 법조인은 "내달 대법관 인사로 전합 내 '보수·중도 대 진보' 비율이 7대6으로 역전된다"면서 "전합 회부는 결과적으로 '시간 끌기' 성격이 강한 것 같다"고 했다. 기고자 :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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