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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 체포조를 다룬 넷플릭스 웹드라마 'D.P.'의 헌병대장 천용덕 중령은 진급 때문에 무리한 작전을 펼치고 병사들 휴식 시간에 불필요한 작업을 시키는 '꼰대'다.

천 중령을 열연한 배우 현봉식을 40대 중반 이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의 실제 나이는 38세(1984년생). 2년 전 'D.P.' 오픈 당시는 36세였다. 나이에 비해 노숙한 외모 때문에 '연예계 대표 노안'이라는 별명이 생겼지만 실제로는 중·장년들이 "요즘 애들"이라고 하는 'MZ세대(1980~2005년생·통계청 기준)'다.

물론 그리 놀랄 일만은 아니다. 현씨 또래인 2003년 육군사관학교 입학생 일부는 올해 말 중령 진급이 확정된 중령(진)이다.

중령과 고교생을 한 세대로 묶은 'MZ'는 한국만의 조어(造語)다. 알파벳을 주 문자로 쓰는 영미권은 M세대·Z세대를 따로 분류하는데, 한국만 유독 둘을 묶는다. 외신을 뒤져봐도 MZ 세대를 뜻하는 'generation MZ'는 '한국 MZ의 MBTI 열풍' 등 서울 특파원이 쓴 한국 관련 기사에나 나온다.

가전제품 일련번호 앞자리로나 쓰이던 MZ는 2018년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보고서로 세대 개념으로 등장했다. 긍정적 역할도 했다. 기성세대 꼰대 문화를 '나 때는 말이야(Latte is Horse)'로 희화화하며 경종을 울렸고, 과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젊은 직원들이 분노한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 등을 거치며 진짜 공정을 되새길 기회도 마련했다.

하지만 이제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15~64세 인구의 44.5%(통계청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를 한 세대로 엮는 황당함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어렵더라도 대화와 결단을 거쳐 원칙을 바로잡아야 할 사회 의제들을 '요즘 애들이 그렇지' 식으로 손쉽게 결론짓는 일부 기성 세대들의 무책임한 자포자기에 MZ라는 프레임이 악용된다는 점이다.

대표적 분야가 군(軍)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소지하는 병사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폭행과 막말, 사적 지시 같은 천 중령류 부조리가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병사들의 스마트폰 연락을 받은 부모 등쌀에 벌벌 떠는 군 지휘부 탓에 초급 장교, 부사관들이 최소한의 군율도 내세우지 못할 정도로 추락한 기강은 "요즘 애들이…" 프레임으로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병사들의 위병소 근무를 간부들이 서다 못해, 사복 차림 군무원(민간 지원 인력)이 맡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교권이 땅에 떨어진 학교 현장도 마찬가지다.

MZ 프레임을 써야 할 상황이 있고, 그렇지 않은 상황이 있다. 무조건 세대 통합만 강조하는 것도 문제다. 이슈를 둘러싼 세대 갈등은 통합이 아니라 이슈로 풀어야 하는데, MZ라는 달콤한 조어가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이제는 MZ 남용과 악용을 멈출 때가 아닐까. 기고자 : 정석우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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