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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발전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김지석 九단 / 黑 설현준 八단

〈제10보〉(124~131)=한 판 바둑의 여정은 대양 횡단에 나선 작은 범선(帆船)과 똑 닮았다. 바닷물을 말려버릴 듯 열기를 뿜던 태양은 갑자기 몰려온 먹구름에 자리를 내주기 일쑤고, 그때마다 편주(片舟)는 집채만 한 파도 앞에 나뭇잎 신세가 된다. 그러다가도 바람이 숨을 고르면 해는 다시 떠오르고, 돛단배는 바람보다 먼저 전진을 서둔다.

바둑이 항해와 닮은 것은 역경과 순조(順調)가 반복, 교차한다는 점이다.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 쏠릴 때도 있지만 대체로 두 대국자가 주고받는다. 124는 흑이 '가'에 두어 백 대마를 두 동강 내는 것을 방비한 수. 하지만 그보다 좋은 대응책이 있었다. 참고도 1로 상대 퇴로를 차단하면서 자신도 연결해가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

흑도 참고도 2의 묘수가 있어 14까지 대마를 살릴 수는 있지만, 백이 17에 두어 패로 승부를 내자고 나서면 팻감을 감당하기 힘들다. 125, 127로도 '나'에 두어 탈출부터 서둘 장면. 백이 128로 '다'~'바' 이후 백 130, 흑 128 때 '사'~'자'의 수순을 밟았더라면 흑의 팻감 부족으로 승부 끝이었다. 그러나 진짜 세찬 풍파는 이제부터 몰아치기 시작하는데….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1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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