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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이근아 공동 원장, 지난 9일에도 1000만원 기부

6·25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용사들을 위한 기부를 13년째 계속하고 있는 인천의 부녀(父女) 치과 의사가 있다.

13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인천 이규원 치과의 이규원(61·사진 오른쪽)·이근아(30·왼쪽) 공동원장은 지난 9일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들을 위한 기부금 1000만원을 모금회에 전달했다. 2010년 이후 13년째 계속된 행사로 모두 1억3000만원을 기부했다. 두 부녀는 이미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이규원 원장은 6월이면 더욱 바빠진다. 6·25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부친 이경종(89)옹의 뜻을 받들어 학도병 재조명 사업에 일생을 바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옹은 1950년 12월 18일 중학교 3학년일 때 인천 학도의용군 2000여 명과 함께 20일 동안 부산까지 걸어가서 참전했고, 생사 고비를 넘어 1954년 12월 만기 전역했다. 이후 생계가 어려워 학업을 중단했던 이옹은 1996년 7월 뒤늦게 정부에서 '6·25 참전 용사 증서'를 받았다.

이때부터 아들 이규원 원장과 전국 각지를 돌며 인천 지역의 6·25 참전 학도병 관련 자료를 모았다. 옛 전우를 찾아 육성을 녹음했고, 전사(戰死)한 학생들의 전사 통지서와 훈장, 사진 등 자료 2500여 점을 확보했다. 이규원 원장은 이 자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2004년 인천시 중구에 있는 자신의 병원 건물에 '인천 학생 6·25 참전관'을 개관했다. 그는 "아버지처럼 어린 나이에 조국을 구한다는 일념으로 참전한 소년병들을 기리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이규원 원장은 또 그동안 수집한 학도병들의 사연을 모아 '인천 학생 6·25 참전사(史)'도 발간했다. 지난해 12월엔 서울 전쟁기념관 역사체험교육실에서 '6·25전쟁과 소년병'을 주제로 학술회의도 열었다. "소년병들의 역사를 학문적으로 기록하고 연구하는 작업을 통해 소년병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싶다."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들을 위한 기부도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시작했다. 이규원 원장은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목숨 걸고 싸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세월이 지나면서 6·25 참전 학도병들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듯해 아쉽다"고 했다. 기고자 : 인천=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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