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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겨냥 ＂국민이 불쾌＂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의 최근 공개 발언과 관련해 13일 "싱 대사의 태도를 보면 외교관으로서 상호 존중과 우호 증진, 공동 이익 추구의 태도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싱 대사의 언행이 구한말 조선 총독 행세를 한 청나라의 위안스카이(袁世凱)를 떠올리게 한다는 시중 분위기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날도 싱 대사를 두둔하며 그에 대한 조치를 요구한 한국 정부에 유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싱 대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우리 국민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여러 국무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싱 대사가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대사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하면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싱 대사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 국민이 불쾌해한다고 언급한 것은 싱 대사 발언이 주재국 국민의 감정을 건드리는 주권 침해적 발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시중에는 '스물 몇 살 때 위안스카이와 비슷한 행태가 떠오른다'는 말이 있다"는 취지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 대사를 구한말 조선에 주재하며 오만불손하게 행동해 원성을 산 위안스카이에게 빗댄 셈이다.

윤 대통령은 또 일부 정치권 인사와 기업인들이 싱 대사를 만나 민원을 청취하려는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중 간에) 상호주의에 맞도록 제도 개선을 노력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강대국 대사라 할지라도 주재국에 대한 존중 자세에서 벗어나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유념하고 행동하라는 뜻 같았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싱 대사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이 이 문제를 숙고해보고 우리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국에 있는 최고위 외교관으로서 선린 우호 관계에 매진하면서, 문제점이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비공개로 풀어나가고 협의하고 국민들 앞에서는 언제나 우호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외교관의 직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싱 대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입장을 묻자 오히려 싱 대사 관련 한국 언론 보도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왕 대변인은 "한국 측의 관련 입장 표명(싱 대사에 대한 조치 요구)과 함께 일부 매체가 싱하이밍 대사 개인을 겨냥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심지어 인신공격성 보도를 한 점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전날 한 국내 언론이 싱 대사가 지난 5월 아내와 함께 울릉도의 고급 리조트에서 국내 기업에서 무료 숙박을 제공받았다는 의혹 등을 보도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왕 대변인은 또 "싱 대사가 한국의 각계각층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 직무이며, 그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유지하고 추동하는 것으로, 요란하게 부풀리는[炒作] 화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한 대사가 정치인을 접촉한 것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라며 "문제가 되는 것은 주한 대사가 언론에 공개될 게 명백한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의도적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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