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챗GPT·빙·바드 등 접속 막혀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와 빙·바드를 운영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에서 자사 AI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픈AI의 챗GPT,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구글의 바드 등은 올해 초부터 수개월 동안 홍콩 현지에서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오픈AI의 챗GPT는 중국 본토와 북한, 시리아, 이란에서 접속을 막았는데 이 리스트에 홍콩을 추가한 것이다.

홍콩에서 AI 접속을 차단한 기업들은 명확한 사유를 밝히고 있지 않다. 하지만 WSJ는 AI가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답변을 하다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어 차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 바드에 '중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어떻게 관리하는가?'라고 물으면, 바드는 "중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매우 엄격히 관리한다"며 서방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제기하는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나열한다.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홍콩 현지에서 범죄로 간주될 수 있는 만큼, 빅테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홍콩에서 AI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서방 기술과 문화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었던 홍콩은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중국 본토 수준으로 검열이 심해졌다. 중국 본토에선 이미 2009년 '만리방화벽'이라는 이름으로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의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접속이 차단됐다. 지난 3월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간 홍콩에서 인터넷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낙관적인 답변을 내놓은 응답자는 38%에 그쳤다. 기고자 : 임경업 기자
본문자수 : 892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