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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영어학원 34%가 불법 행위

서울의 유아 대상 A 영어 학원은 교습비로 월 140만여 원을 받았다. 사립 유치원 한 달 평균 비용(약 55만원)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도 하루 '6시간 수업' 한다는 광고를 지키지 않았다. B 학원은 소셜미디어에서 'XX 국제 학교'라고 홍보했다. 사설 학원을 '학교'라고 속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아 대상 영어 학원 283곳을 지난 4~5월 조사해 불법행위를 한 95곳(33.6%)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은 '영어 유치원'으로 불리지만 '유치원'이 아니다. 유치원은 유아교육 자격증을 갖춘 교사가 있어야 한다. 한 달에 100만~300만원을 받는 고액 학원인데 3곳 중 1곳이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유아 영어 학원 13곳은 '영어 유치원' '국제 학교' 등 명칭을 불법으로 쓰다가 적발됐다. 유아 영어 학원은 '학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유치원' '학교' 등 정식 교육기관 이름을 쓰면 불법이다.

교육 시간을 약속보다 줄여 교습비를 올려 받는 '초과 징수' 학원도 있었다. 100만원 넘는 학원비를 받고도 수업 시간은 광고보다 30분씩 적었다. 학원비 인상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거나, 원어민 강사가 없으면서 원어민 강사가 있는 것처럼 속인 학원도 적발됐다.

이런 '유아 영어 학원'들은 미취학 아동 사교육비를 급증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학원들이 '언어에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 '미취학 아동일 때 해야 원어민 발음이 된다' 같은 입증되지 않은 과장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며 "모국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아동을 사설 학원에 보내 하루 종일 영어만 가르치는 게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인터넷 등에는 영어 유치원 덕에 영어를 잘하게 됐다는 성공 사례만 나오는데, 영어를 쓰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고생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했다. 기고자 :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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