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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챔피언스리그 우승… 결승서 인테르 밀란에 1대0 신승

"지쳤지만 평온하기도 하고, 당연히 만족스럽죠. 빌어먹을 트로피, 정말 어렵네요."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시상식 후 격한 감격과 함께 쏟아낸 말이다.

잉글랜드 축구클럽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기어코 유럽 최정상에 올랐다. 맨시티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을 1대0으로 누르고 드디어 '빅이어(UCL 우승컵 별칭)'를 품에 안았다. 후반 23분 로드리(27·스페인)가 문전에서 수비수 몸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었다. 인테르는 반격에 나섰지만 후반 25분 골문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 페데리코 디마르코(26·이탈리아)가 날린 회심의 헤더가 동료 로멜루 루카쿠(30·벨기에) 발에 맞고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30·브라질)도 신들린 선방을 펼쳤다. 이로써 맨시티는 자국 리그(EPL), 자국 컵대회(FA컵), 챔피언스리그까지 다 우승하는 '트레블(3관왕)'을 완성했다.

1894년 공식 창단한 맨시티는 리그 중위권에 머문 팀이었지만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갑부 셰이크 만수르(53)가 인수하면서 신세가 바뀌었다. 막대한 '오일 머니'로 우수 선수들을 대거 사들이며 탄탄한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2010-2011시즌부턴 줄곧 4위 안에 들었다. 그 '돈 잔치' 정점은 과르디올라(52·스페인)를 사령탑으로 불러들인 2016년. 스페인 FC바르셀로나와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하며 숱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그는 만수르의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잉글랜드 땅을 밟았다. 그 뒤 과르디올라는 EPL을 5번이나 제패하고, 2018-2019시즌엔 리그, FA컵, 리그컵 우승까지 '잉글랜드 국내 트레블'을 달성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정복은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그 한(恨)을 이번에 푼 것이다. 그는 "이제 '맨시티는 언제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느냐'고 따져 물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 대회는 동전 던지기와 같다. 우승팀이 하늘의 별에 새겨져 있지 않았나 싶다"고도 말했다. 구단주 만수르는 이날 경기장을 직접 찾아 우승 감격을 함께 누렸다. 만수르가 맨시티 경기 현장을 직접 찾은 건 2010년 8월 이후 13년 만이라고 한다.

올 시즌 맨시티는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3·노르웨이)을 영입하며 기존 플레이메이커 케빈 더브라위너(32·벨기에)와 환상의 조합을 이뤘다. 맨시티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날 결승에서도 홀란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3-2-4-1 포메이션을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수비 실수로 아찔한 순간도 맞았지만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과르디올라는 경기 후 시상식에서야 감정을 가다듬고, 붉은 눈시울로 선수들이 빅이어를 들어 올리는 장면을 지그시 바라봤다. 과르디올라는 이번에 트레블을 두 번 이룬 첫 감독이란 영예도 안았다. 그는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3관왕을 차지했다. 유럽 축구팀 트레블은 1966-1967시즌 스코틀랜드 셀틱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번 있었다.

[그래픽] 역대 '유럽 트레블' 달성 구단·감독 기고자 :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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