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해외공장 수출, 무역수지 안잡혀

올해 4월 경상수지가 7억9260만달러(약 1조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경상수지 구성 항목 중 가장 비율이 큰 상품수지는 5억81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국은행이 9일 밝혔다. 상품의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상품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그런데 앞서 지난달 발표된 4월 무역수지는 27억달러 적자로 1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두 지표가 모두 상품의 수출입 격차를 뜻하는데도 서로 엇갈린 결과가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집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는 상품이 국경을 넘는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 반면, 상품수지는 국경과 무관하게 소유권이 바뀌는 시점이 기준이다. 예컨대,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이 만들어 외국에 판 제품은 국내 국경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무역수지에는 잡히지 않지만, 상품수지에는 포함된다. 이 때문에 해외 공장이 많은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무역수지보다 크게 나타난다.

상품수지의 흑자 전환은 우리 경제에 희소식이지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것이 약점이다. 4월 수출(491억1180만달러)은 반도체(통관 기준 -40.5%), 석유 제품(-27.4%), 철강 제품(-15.7%) 등의 부진 탓에 1년 전보다 16.8% 줄었다. 수입(485억3080만달러)도 13.2% 감소했다.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등을 합친 전체 경상수지는 지난 1월(-42억1230만달러)과 2월(-5억1840만달러) 적자 이후 3월(1억5810만달러)에 겨우 흑자를 냈다가 4월에 도로 적자에 빠졌다.

정부와 한은은 5월 이후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4월은 해외 배당 문제 때문에 늘 경상수지가 좋지 않은 달"이라며 "5월 이후에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기고자 : 최규민 기자 김은정 기자
본문자수 : 958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