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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각 부처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기획재정부 위상이 전과 같지 않은 모양입니다. 엘리트 공무원들이 모인다는 기재부는 최근 전출(轉出) 희망자가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인사 적체 등으로 다른 부처로 나가려는 경우가 는다는 겁니다.

지난달 23일 기재부 내부 익명 게시판 '공감소통'에 올라온 글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부총리님, 전출을 막지 말아 주세요"란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는 "다른 부처로 전출하려는 기재부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와 사정이 있다"며 "자유롭게 나가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글엔 70개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업무량이 너무 많은데 부서에 사람이 없다" "가겠다는 사람만 넘치고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우리 조직은 시키는 것에 별말 안 하고 따르는 사람이 많아 억지로 유지되는 조직" 등 성토 대회가 열렸습니다. 기재부 공무원다운 대안도 댓글로 달렸습니다. "조직이 경쟁력을 잃었다면 규제로 사람을 막을 게 아니라 시장의 선택을 수용해야 한다. 오히려 사람이 나가서 승진 적체가 해소되는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논란이 일자 기재부 인사팀장이 "전출을 전면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댓글을 달며 여론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인사혁신처의 '일대일 트레이드 지침'에 따라 기재부 공무원이 다른 부처로 옮기려면 같은 급수의 공무원이 기재부로 전입 신청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려는 사람이 적어 '인력 미스매치' 상황입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전출을 희망하는 직원이 느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일은 전출 문제뿐 아니라 업무 환경 전반에 대한 불만이 터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기고자 :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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