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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수 펑크 위기에 기재부, 유류세·종부세도 만지작

올해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히는 역대 최악의 '세수 펑크' 위기가 현실화하자 정부가 기존 감세(減稅) 정책을 줄줄이 원상 복귀시키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조원가량 덜 걷히자 세수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그 첫 신호탄으로 자동차를 살 때 세금을 깎아줬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된다.

기획재정부는 "그간 자동차를 살 때 승용차 개소세를 5%에서 3.5%로 30% 낮춰주던 조치를 이달 30일에 종료한다"고 8일 밝혔다. 2018년 7월부터 6개월 단위로 연장을 거듭해온 지 5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그랜저 세부담 36만원 늘어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마침표를 찍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만큼 자동차를 사는 데 돈을 더 써야 한다. 기재부는 세수 여건뿐 아니라 자동차 업황이 호조세인 데다 소비 여건도 개선되면서 개소세 인하로 인한 내수 진작이란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는 점도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의 이유로 꼽았다.

다만 정부는 세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7월 1일부터 출고되는 국산차부터 차량에 대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종전보다 18% 낮추기로 했다. 예컨대 다음 달부터 공장 출고가 4200만원짜리 현대차 그랜저를 살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로 인한 세금 부담 증가분은 90만원(교육세·부가세 포함)이다. 하지만 국산차 과세표준 인하에 따라 그랜저의 과표가 4200만원에서 3444만원으로 줄어들면서 세금도 54만원가량 줄어든다. 결국 그랜저를 사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 증가분은 90만원이 아니라 36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유류세 인하·종부세 공정시장가액 비율 줄줄이 손볼 듯

자동차 개소세율을 원상 복귀시키면서 8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중단할지도 관건이다. 유류세 인하는 당초 4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물가 부담이나 국제 유가 등을 고려해 8월 말까지 4개월 동안 제도를 연장하기로 했었다. 정부는 2021년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이 휘발유 기준 리터(L)당 1800원을 넘어서자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한 뒤 계속해서 이를 연장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지난해에만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관련 세수가 5조5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낮아진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인상 여부를 상반기 중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표를 구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로 정부가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에서 60%로 낮췄다. 그러나 올해는 세수 확보 차원에서 이를 다시 8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공시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여도 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조치다.

이처럼 일부 깎아줬던 세금을 원래대로 되돌려 세수를 추가 확보하고, 예상대로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면서 수출도 늘어나면 올해 현실화하고 있는 '세수 펑크'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인 발전연료(LNG·유연탄)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15%)는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하는 등 일부 감세 조치는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발전연료 개소세 인하 조치 연장의 경우, 에너지 공기업에서 발전원가 부담이 쌓여 재무 여건이 악화하고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가중되는 등의 영향을 감안해 연장 조치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유류세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원상 회복이 실제 이루어질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경우 8월 말 종료 시점 즈음의 세수 여건은 물론 유류세 인하 중단으로 인한 파급 효과, 물가 여건 등까지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원상복귀 거론되는 세금들

[그래픽] 자동차 개별소비세 변화로 인한 세금 변화 사례 기고자 : 김성모 기자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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