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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묘역 조성 42년 만에 방문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한미 동맹은 이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도발에 맞서 확장 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공동 발표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와 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철통같은 안보 태세를 구축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6·25 유엔 참전국 용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하면서 6·25전사자를 비롯해 군인·경찰·소방관 등을 '제복 입은 영웅들'이라고 불렀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독립과 건국에 헌신하신 분들, 공산 전체주의 세력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이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실천 명령"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후대에 영웅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가르침으로써 이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국제사회에서 나라다운 나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보훈의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전체란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천안함 생존 장병인 박현민 예비역 하사 등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하고, 추념식을 마치고는 베트남전과 대(對)간첩작전 전사자 묘역을 찾았다. 예정에 없던 깜짝 방문이었다. 이 묘역이 1981년 6월 조성된 후 현직 대통령 방문은 42년 만에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전 파병 장병들이 묻힌 묘역을 둘러보다 고(故) 박용재 육군 대위 묘소에서 박 대위가 지휘했던 소대원 16명이 40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박 대위 묘소를 참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대단하다"고 했다. 수행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는 "아버님 묘소는 어딘가"라고 묻고, 박 장관 모친 등 유족을 위로했다. 박 장관 부친은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고(故) 박순유 육군 중령이다.

윤 대통령은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에선 고 이상현 해병 상병 묘소를 참배했다. 이 상병은 1972년 경남 진해에서 초소 근무 중 무장 공비와 전투를 벌이다 전사했다. 윤 대통령은 사병 묘역도 돌아보며 유족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전사하신 분들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유족들은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라며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이날 베트남전과 대간첩작전 전사자 묘역을 찾은 것을 두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란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란 말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베트남전 전사자는 다른 유공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었고, 대간첩 작전 전사자는 최근 국민들로부터 잊힌 상황"이라며 "최근 안보·경제 위기와 맞물려 간첩 등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가져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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