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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脫중국 가속화

전 세계적으로 중국 밖으로 사업을 이전하고, 중국 수출 의존도가 감소하는 '탈(脫)중국'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올 들어 20년 만에 2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컨설팅 기업인 커니(Kearney)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아시아 국가(한국·일본 제외)에서 수입한 제품 중 중국산 비율은 50.7%로 2013년(70%)보다 20%포인트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에 진출했던 서방 기업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중국 밖으로 사업을 계속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올해 말까지 아시아 국가에서 미국 수입 제품 중 중국 비율은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리쇼어링(해외에 진출한 기업이 본국으로 돌아오는 현상)' 지원 정책과 중국의 노동력 부족, 임금 상승 등으로 본격화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반도체 패권 전쟁이 계속되는 등 미·중 긴장 상태가 길어지며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이 지속하고 있다.

미국 외에도 유럽 기업들도 탈중국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주중 EU상공회의소가 주중 유럽 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투자를 중국 이외 국가로 이전할 것을 고려하는 기업 비율이 23%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국가로 눈을 돌려 새 활로를 모색 중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베트남산 제품은 지난 5년간 2배가 됐고, 인도·대만·말레이시아 제품 비율도 더 높아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장난감 회사 해즈브로나 애플 등 기업들이 베트남과 인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고, 의류 기업들도 말레이시아 등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도 중국 수출 의존도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25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9.7%로 집계됐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우리의 대중국 수출 비율은 꾸준히 늘어 2004년 19.6%를 기록한 뒤 2005년부터 줄곧 21~27%를 유지해왔다. 2018년 중국 수출 비율은 2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1~3월) 기준으로도 중국 수출 비율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분기 기준으로 대중 수출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리먼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8년 4분기(18.8%) 이후 처음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 대신 베트남과 함께 미국·호주 수출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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