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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악화에 9일 재논의할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위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에 대해 감사원 직무 감찰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앞서 선관위는 노태악 선관위원장 포함 선관위원 9명이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헌법 관행상 감사원 감찰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반성 없는 선관위" "조사 기관 쇼핑" 등의 비판에 직면하자 '감찰 수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것이다. 선관위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일부 선관위원이 감사원 직무 감찰을 받아야 한다는 고민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이 문제를 논의하진 않았다"고 했다. 기존 입장에서 변화 기류가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오는 9일 '아빠 찬스' 특혜 채용 논란으로 면직된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후임 인선에 대해 선관위원들이 모여 회의할 예정이다. 감사원 감찰이 9일 회의 안건으로 아직 올라오진 않았지만, 회의 때 해당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감사원은 감찰 거부 시 수사 기관에 수사 요청 등을 예고한 상태다.

이 같은 선관위의 기류 변화는 그동안 선관위의 행태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선관위는 특혜 채용 비리가 불거질 초기부터 "문제가 없다"는 식의 미온적 대응을 해 비판을 받았다. 이후엔 선관위의 채용 비리와 구조적 문제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감사원 직무 감찰은 거부하고, 선관위가 낸 자료나 수사 의뢰한 대상자에 한해 조사·수사를 할 수 있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경찰 수사만 받겠다고 해 '제 식구 감싸기'란 강한 비판을 받았다. 국회 국정조사 수용 의사도 밝혔지만, 현재 선관위에 대한 여야 입장 차가 있어 아직 조사 시기, 방식 등이 합의되지 않았다.

선관위가 '헌법 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사원 감찰을 거부한 논리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내부 기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선관위 사무처는 인사·행정·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 기관이며, 감사원법상 직무 감찰을 받지 않는 행정 기관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여당의 압박 수위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데 이어, 이날 긴급 의원 총회를 연 뒤 노태악 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냈다. 기고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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