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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하락… 新사업도 계속 좌초

혁신을 시도했던 타다와 달리 정부 규제에 순응해 택시 사업에 집중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독점 기업이 됐다. 카카오는 길에서 손을 들거나 콜택시를 불러야 했던 택시 시장에서 모바일 앱을 이용한 호출 방식을 선보이며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사업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오히려 택시를 잡기 힘들게 만든 원흉으로 지목되는 처지가 됐다. 강남역이나 종로, 홍대 등 번화가에는 밤마다 택시를 잡지 못해 길을 헤매는 사람이 넘쳐나고, 1만원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몇 배를 주고 대형 택시(벤티), 프리미엄 택시(블랙)를 호출하는 사람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미국 우버·리프트, 중국 디디추싱, 동남아시아 그랩, 인도 올라 등 전 세계 각국이 모빌리티 혁명에 나서고 긱 이코노미(공유 경제)를 만들어내는 동안 한국 모빌리티 시장은 규제와 독점이 겹친 기형적 시장으로 후퇴한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지금이라도 경직된 택시 일변도 운송 시장의 틀을 깨고, 규제 완화와 신규 사업 모델로 혁신이 이뤄지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지적한다.

◇수익성 없는 독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7915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만 커지고 영업이익은 거의 늘지 않았다. 그마저 택시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고 대리 호출과 주차장 사업을 제외하면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처럼 승객 운송 사업을 택시로만 제한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도 드물다"며 "대안이 없으니 택시 단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사업 확장을 하거나 택시 기사들에게 호출비를 쉽게 요구하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기사가 승객의 콜을 보고 선택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는 기사와 승객 양측에 청구되는 호출비가 없는 무료 서비스에 가깝다. 특히 일반 택시 호출은 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보고 선택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나 심야에는 단거리나 기피 목적지 승객은 카카오택시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 회사가 강제로 배차하는 가맹 택시 사업 '블루'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는 블루 콜마다 택시비의 20%를 수수료로 징수하는데 지원금 형식으로 수수료 대부분을 돌려준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2018년 일반인의 유휴(遊休) 차량으로 승객을 받는 카풀 서비스로 운송 혁신을 시도했던 카카오가 정부 규제에 막히자 바로 서비스를 접고, 택시 사업에 안주한 것이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독점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촘촘한 정부 택시 규제를 뚫고 신사업을 추진하기도 어렵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실험들은 번번이 좌초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파이 키우며 진화하는 미국·일본

미국에선 공유 모빌리티 시장이 거듭 진화하며 파이 전체를 키우고 있다. 우버가 2009년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등장했을 당시, 택시 면허권을 고가에 거래하며 공급을 제한해 시장 기득권을 지키던 택시 업계의 반발이 극심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부작용을 감수하고 일단 신산업을 허용하되, 이후 문제가 불거지면 규제를 더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후 10년간 우버는 30여 나라에 진출했으며 기업 가치가 779억달러(약 103조원)에 이른다. 화물차 운전자와 화주를 연결해주는 '우버프레이트,' 음식 배달 사업 '우버이츠' 같은 신규 사업으로 수익성도 키웠다.

우버가 성공하자 뉴욕에서는 옐로캡 택시 기사들이 뭉쳐 더 저렴한 요금을 선보인 커브(Curb), 테슬라 전기차만 사용하는 레벨(Rebel) 등 각종 공유 차량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은 일본에서도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었다. 이들이 일본에 진출하자 일본 스타트업 업계는 고(GO), 에스라이드(S.RIDE) 등 자국 택시 호출 앱으로 대응에 나섰다. 우버와 디디추싱이 일본 택시 시장의 메기가 된 것이다.

[그래픽] 줄어드는 법인 택시 기사 / 최저임금보다 낮은 택시 기사 수입 / 여전한 택시 불편 신고

[그래픽] 택시 앱 호출 시장 점유율(3월) 기고자 : 오로라 기자 도쿄=성호철 특파원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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