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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싫은 사람과 일 안해도 먹고사는데 지장 없는 상태＂

"왜 모두 죽고 나면 사라지는 걸까?" 가수 이적이 몸담았던 그룹 패닉의 2집 음반 노래 '유에프오'에는 위와 같은 가사가 나온다. 3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이적<사진>은 "이 가사를 쓰던 어린 시절의 제가 세상을 향해 던졌던 질문은 주로 화가 나 있었다"고 했다. "왜, 도대체 왜!'란 다소 신랄한 질문이었죠. 젊은 세대는 늘 기존 사회에 대해 무죄라고 생각하니깐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 약간 체념과 허탈함이 섞인 '왜'를 스스로에게 던지는 식으로 바뀐 거예요. 우리는 왜 이럴 수밖에 없을까, 안타까운 느낌으로."

늘 서정적인 가사로 그런 단상들을 곡에 담아왔던 이적이 이번에는 첫 산문집 '이적의 단어들'을 펴냈다. 인생, 시간, 영화관, 가스 등 101단어를 골라 길어도 책 한 면을 넘지 않는 짤막한 글 101편으로 실었다. 노랫말 탄생기뿐 아니라 일상 속 기발한 생각들을 함께 담아냈다.

일부 글은 2020년부터 소셜미디어에 연재해 이미 큰 화제가 됐고, 발간 직후 1만부가 팔리면서 벌써 5쇄에 돌입했다. 선공개된 글 중 후배가 물어온 성공의 기준을 "싫은 사람과 같이 일하지 않아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정의한 글 '성공' 등이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특히 가장 공감을 샀던 건 '지폐'라는 글. "오랜만에 만난 조카 앞에서 구차하게 만원짜리를 셀 수 없어 호기롭게 5만원을 줬다 후회하지 않도록 3만원권 지폐를 만들자"고 풍자한 내용이 화제가 됐고, 하태경 등 일부 국회의원이 관련 법을 제정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글 때문에 조폐공사에도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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