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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16억 들인 '짝퉁 논란' 거북선 154만원 낙찰… "옮기는데 1억"

    창원=김준호 기자

    발행일 : 2023.05.31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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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송 대신 수입목재 사용 들통
    수년째 거제 방치중 공매로 팔려
    무게만 120t, 부식·파손도 심각

    경남도와 거제시가 이순신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었던 120t 규모 거북선이 최근 154만5380원에 낙찰됐다. 지난 2010년 16억원 예산을 들여 제작된 이 거북선은 당초 승선 체험 등 관광용으로 쓸 계획이었지만, 흔들림이 심하고 비가 새는 등 관리가 힘들어 사실상 수년째 방치돼 있다가 공매 절차가 진행된 것이다.

    거북선은 당시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모습으로 만들어 '1592 거북선'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거북선 제작 업체가 국내산 소나무 '금강송'을 쓰겠다는 계약을 어기고 80% 넘게 외국산 목재를 쓴 것이 드러나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등 논란이 있었다. 이후 사실상 방치돼 온 것이다.

    30일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시는 지난 2월 1억1750만원에 거북선 공매를 추진했으나 연이어 7차례 유찰됐다. 지난 16일 8번째 입찰에서 60대 여성 A씨가 154만5380원에 낙찰했다. 그는 지난 26일 매매 계약서에 최종 서명하고 잔금까지 치렀다. A씨는 충무공 이순신 탄생일인 '1545년 3월 8일'에 맞춰 이 가격을 썼다고 한다.

    거제 출신 교육자로, 문화재 관련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A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거북선을 직접 보니 마치 '우리 민족의 고난의 모습, 그리고 핍박받았던 이순신의 심장'과 같았다"면서 "제가 나서지 않으면 결국 폐기 처분될 것 같아 고민 끝에 입찰에 나섰다. 낙찰가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는데, 다르게(헐값에 낙찰된 것) 주목받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A씨는 거북선을 청소년 등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A씨가 거북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현재 거제 조선해양문화관 육상에 전시된 거북선은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에 무게만 120t에 달한다. 가로수나 전선 등 구조물 때문에 육상 이송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거북선의 부식·파손 상태가 심각한 점도 문제다. 해체하고 이송해 다시 조립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1억원 이상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북선 매각 비용 외 소용되는 모든 제반 비용은 낙찰자 부담이다.

    거제시는 A씨가 계약 후 30일이 되는 내달 25일까지 거북선을 인수해 가지 않으면, 계약 해지와 함께 거북선을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운반 방법 등은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찾고 있고, 옮길 장소도 현재 거북선이 위치한 곳과 멀지 않은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민족의 정신이 깃든 거북선이 폐기되는 운명을 맞지 않기 위해 활용 방안을 찾고 있는데 행정적 도움도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기고자 : 창원=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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