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젊은 응급 의사들, 수입 좋은 피부·미용으로 떠나

    최원국 기자

    발행일 : 2023.05.31 / 종합 A8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의료소송 등 부담에 응급실 기피
    응급醫 겨냥 개원 컨설팅 잇따라

    지난 25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의 회의장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30여 명이 모였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들로 대부분 30대로 보였다. 전문의 면허번호와 현재 근무지 등을 미리 등록한 뒤 입장할 수 있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세미나 주제는 '응급의학과 개원(開院) 컨설팅'. 개원에 성공한 응급의학과 의사와 회계사, 세무사 등으로부터 진료 과목 선정, 자금 조달, 인력 운영 등 노하우를 듣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신모 원장은 "응급의학과 특성을 살린 경증 외상 치료부터 비만, 도수 치료, 아동 발달 클리닉 등 다양한 진료가 가능하다"며 "주변 의사들로부터 개원 문의가 많이 들어와 아예 콘퍼런스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환자를 치료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앞다퉈 개원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응급의학과는 다른 과에 비해 개원이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지만, 개원 후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선후배 의사들 사례가 전해지면서 응급실을 떠나려는 젊은 의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응급실 병상을 찾지 못한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료 소송 부담 등 업무 여건도 이들의 개원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의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금전적인 측면을 부정할 순 없지만, 의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 대책과 사회적 여론을 견디며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솔직히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응급실을 떠나려는 의사들 대부분이 수련을 마치고 현업에 투입될 젊은 의사라는 점이 우려된다"며 "개원가에서는 피부·미용 등 돈 되는 진료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응급의학을 전공하려는 의대생들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빅5'로 불리는 서울 주요 대학병원에서도 지난해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병원이 나왔다.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 6명에 5명만 지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정원이 13명이지만 지원자가 3명뿐이었다. 이형민 회장은 "올해에 전공의 지원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뜩이나 의사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필수의료를 맡은 의사들마저 개원 시장으로 떠나면서 의사 부족 사태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기고자 : 최원국 기자
    본문자수 : 1112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