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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항 여객 꼴찌 무안공항… "광주 국내선 통합 시급, 軍 공항도 무안으로"

    무안=조홍복 기자

    발행일 : 2023.05.30 / 기타 D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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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에 광주 국내선 통합되고 군 공항까지 들어서면
    답보 상태의 무안군 역점사업 'MRO(항공기 수리·정비·개조) 산단' 조성
    급물살 타고 항공산업 융성할 것"

    지난 23일 오전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무안공항). 탐지견 한 마리가 휑뎅그렁한 대합실 구석구석을 훑으며 킁킁 냄새를 맡고 있었다. 보안요원 두 명이 "잘했어, 그렇지!"를 반복했다. 항공기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에 '오후 10시 출발, 나트랑 3번 탑승구' 안내문이 떠 있었다. 이날 이륙하는 유일한 항공편이다. 오전이라 여행 가방을 든 대기 승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공항 관계 직원 몇몇이 있을 뿐이었다. 공항 내 한식당 출입구에는 '국제선 출발 2시간 전 오픈, 점심 백반 운영 중지' 공지 글이 게시돼 있었다. 무안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0명 안팎. 개항한 지 15년 7개월 된 '서남권 거점공항'의 초라한 모습이다.

    ◇무안공항, 작년 여객수 지방공항 '꼴찌'

    29일 전남도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올해 누적 이용객은 4월 말 기준 7만3200여명에 불과하다.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12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이는 작년보다 상황이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전체 이용객은 4만4000여명이었다. 1년 전체 여객수는 14개 공항 가운데 꼴찌를 했다. 연간 519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전국 4위)을 감안하면, 공항 활용률은 0.8%에 그쳤다.

    무안공항보다 규모가 적은 다른 공항은 비상(飛上)하고 있다. 연간 여객 처리 능력 441만명과 375만명을 갖춘 청주국제공항과 대구국제공항은 지난해 각각 317만4600여명과 225만5800여명이 이용했다. 심지어 청주의 한해 이용객은 무안공항의 개항 후 누적 이용객 규모와 엇비슷하다. 2007년 11월 개항한 무안공항 전체 누적 이용객은 4월 말 기준 339만4700여명. 최근 6년간 누적 적자는 930억원으로 불어났다.

    무안공항은 정기 국제·국내선이 없다. 모두 부정기 노선이다. 국내선 항공기는 주 2회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50인승 소형항공기뿐이다. 국제선은 일본과 베트남 도시 2곳씩을 사나흘 간격으로 운항하는 게 전부다. 코로나 침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 철도항공팀 관계자는 "코로나 직전 2019년 이용객은 89만5400여명으로 개항 이래 최대 실적이었다"며 "국제 정기 노선을 늘려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이 급선무"라고 했다.

    ◇"광주공항 국내선 무안과 통합 말고 해답없다"

    지역에선 "시간이 없다" "서남권 거점공항 활성화는 광주·전남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2029년 부산 가덕도신공항과 전북 새만금국제공항이 잇따라 개항한다. 이듬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또 문을 연다. 이들 공항이 개항해 남부권 항공 여객 수요를 대부분 흡수하기 전에 무안공항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남도는 "광주 민간공항과 통합해 국내선을 늘리는 방법 외에 정상화 해답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국제공항은 애초 광주공항과 통합해 서남권 중심공항으로 육성하기로 했다"며 "광주공항의 국내선이 옮겨오지 않아 반쪽짜리 공항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김해국제공항은 작년 이용객 1002만명 중 국내선이 88%를 차지했다. 청주공항도 317만명 중 99%가 국내선 이용객이다. 국내선만 남은 광주공항의 지난해 이용객은 206만8600여명에 달한다. 전남도 철도항공팀 관계자는 "2019년만 해도 광주와 무안을 합한 이용객은 292만명으로, 300만명을 기록한 청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민간공항 통합이 해답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통계"라고 말했다.

    민간공항 통합을 염두에 둔 기반 조성은 착착 진행 중이다. 2025년 말 무안공항 고속철도(KTX) 역사(驛舍)가 생긴다. 2조5000억원을 들인 광주 송정과 목포 간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광주시민은 송정역에서 15분 만에 무안공항역에 닿게 된다. 또 전북과 충남 등 중부권 이용객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KTX 개통 시기에 맞춰 492억원을 투입해 기존 2800m 길이 활주로를 3160m로 늘린다. 대형항공기가 더 많은 연료와 승객을 싣고 유럽과 미주 노선을 취항할 수 있다.

    ◇전문가들 "무안에 공항 시설 한 데 모아 항공산업 발전 도모하자"

    광주 민간공항 이전과 맞물린 난제는 광주 군공항 이전이다. 2007년 무안공항이 들어설 때 광주의 민간·군공항을 모두 무안으로 옮기는 방안이 제기됐다.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은 '한 몸'이나 다름없기 때문. 광주공항은 여객청사와 주차장 부지만 국토교통부 재산이다. 활주로, 계류장 등 나머지는 모두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다. 민항기와 군용기는 2835m 길이의 활주로 2개를 함께 사용한다. 제1전투비행단은 1966년부터 광주공항 활주로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형 고등훈련기 'T50'을 운용하는 병력은 장병 등 2500여명이다. 이들이 활주로 등을 관리한다.

    2013년 전국 16개 공군 전략기지를 대상으로 '군공항 이전·지원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때부터 '소음 문제 등으로' 광주 군공항을 무안공항 부근으로 옮기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무안군 반대로 지지부진하다. 광주시에 부담되는 사업 방식도 걸림돌이다. 군공항 특별법상 사업 이전 주체는 해당 지자체다. 현재로선 광주광역시가 사업비 5조7480억원을 먼저 투입해 신기지(15.3㎢·463만평)를 건설해 이를 국방부에 제공하고, 군공항 종전 부지(8.2㎢·248만평)를 개발해 사업비를 회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큰 사업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지난달 25일 광주만을 위한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새로 제정됐으나, 사업 방식은 똑같다. 최용선 전 국가안보실 선임행정관은 "이번 특별법에도 '국가주도성'이 결여돼 있고, 광주시에 재정 부담이 큰 사업 방식에 변화가 없다"며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비도 예산 안의 범위에서 가능한 것이라 파격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토의 균형 발전'과 '예산의 효율적 배분'을 고려하는 점에서 무안으로 모든 공항 시설을 집적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함평군이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최용선 전 선임행정관은 "KTX까지 무안공항에 투입하는 마당에 여기저기 활주로와 계류장 등을 건설해 사업비를 낭비할 수는 없다"며 "서남권에 민·군 통합 공항이 들어서면 해군 3함대와 해경, 공군의 '집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에 광주 국내선이 통합되고 군 공항까지 들어서면 답보 상태의 무안군 역점사업 'MRO(항공기 수리·정비·개조) 산단' 조성이 급물살을 타고, 항공산업이 융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은 예비이전 부지와 이전 후보지 선정 등을 거쳐 기지 건설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한 사업이다. 전남도는 '선(先) 민간공항 이전' '후(後) 군공항 이전'을 바라고 있다.
    기고자 : 무안=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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