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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식음료업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심과 빙그레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라면 등 가성비 높은 제품을 많이 보유한 업체들이 경기 방어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6일 농심 주가는 43만원으로 올해 들어 22.1% 올랐다. 빙그레 주가는 4만9700원으로 25.1% 상승했다. 두 기업의 주가는 지난 24일 동시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음료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을 찾으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이상기후 등으로 변동성이 심했던 국제 곡물 가격은 흑해에서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이 맺어진 이후 안정세를 찾았다.

그러나 식음료 기업들의 주가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음식료품 지수는 1.3% 하락해 같은 기간 14.9% 상승한 코스피지수에 한참 못 미쳤다. 음식료품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오리온이 이 기간 3.8% 오르는 데 그치고 시총 2위인 CJ제일제당이 같은 기간 15%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빙그레와 농심은 올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빙그레는 1분기에 매출액 2935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이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의 4.7배일 정도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농심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꾸준히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내왔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38억원으로 컨센서스보다 40%가량 많았다.

지갑이 얇아지면서 저렴한 제품을 많이 찾는 소비자들의 달라진 패턴도 두 기업 주가에 도움이 됐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달이나 외식 등 가격대가 높은 식품군에서는 수요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라면, 빵 등 소비 침체 속에서도 수요가 덜 위축될 품목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고자 :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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