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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시점엔 안전자산 늘리는 TDF(생애 주기별 펀드)로 돈 몰린다

    권순완 기자

    발행일 : 2023.05.30 / 경제 B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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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2618억원 순유입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게 주식과 채권의 비율이 알아서 조정되는 TDF(타깃데이트펀드)에 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올 초부터 인공지능(AI)·2차전지 주 등 각종 테마성 주식이 뜨겁게 떴다가 이내 가라앉는 모습에, 지친 투자자들이 좀 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기 투자 상품에 끌리는 것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단기 '열풍(熱風)'보다는 오래 가는 '순풍(順風)'을 찾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총 158개의TDF 상품(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116개(73%) 상품에 자금이 순유입(환매보다 설정이 많은 것)됐다. 순유입 규모는 2618억원에 달했다.

    ◇시간 지날수록 안전 투자 늘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 자산 비율은 낮추고 안전 자산 비율을 높여주는 일종의 '생애 주기별' 펀드다. 예를 들어 TDF는 처음엔 운용 자산의 70~80%를 주식에 투자해 손실 위험이 커도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다가, 투자자 정년이 가까워지면 채권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여 자산 방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TDF 펀드 이름에는 2030·2040 등 숫자가 붙어 있는데, 이는 예상 은퇴 시점을 가리킨다. 만약 2030년에 은퇴할 예정이라면, 2030이 붙은 TDF를 선택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TDF 상품은 KB자산운용의 'KB다이나믹TDF2030'으로, 지난 25일까지 약 945억원이 순유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전략배분TDF 2035'(155억원)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30'(105억원)에도 1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2030 TDF' 상품은 현재 채권 비율이 약 50%고 2030년엔 60% 이상으로 올라간다"며 "실제 그 무렵 은퇴 예정인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원하는 기관투자자들도 목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TDF의 최근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으로 올해 전체 TDF의 평균 수익률은 약 5%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20%)보다는 낮지만, 국내채권형(3%)보다는 높았다. 하락장이었던 작년 수익률(-14%)은 반대로, 주식형(-27%)보단 좋았지만 채권형(-1%)보다는 나빴다. 주식과 채권을 적정한 비율로 섞었기 때문에, 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중간 성적' 이상의 성적을 안정적으로 내는 셈이다.

    ◇3년간 3배로 큰 TDF 시장

    지난 2016년 국내에 첫 도입된 TDF는 최근 수년간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다. 2019년 말 TDF 순자산은 3조3000억원 규모였는데, 지난 3월 말 기준 11조원으로 3년여 만에 3배 이상이 됐다. 작년엔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 형태의 TDF도 출시됐다. 앞으로 펀드 운용 데이터가 축적되며 더욱 다양한 상품이 나올 전망이다.

    오는 7월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사전 지정 운용 제도)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것도 TDF 시장엔 호재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정한 상품으로 투자금을 굴리도록 한 제도다. 그런데 은행, 증권, 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주요 디폴트 옵션 중 하나로 TDF 상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장기 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 운용하는 게 좋은데, TDF가 대표적인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TDF도 투자 상품이라서 시장이 크게 요동치면 손실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 또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변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TDF로 일확천금은 어렵겠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가 불안한 현재 상황에서 호흡이 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금융 상품"이라며 "꼭 새로 도입되는 디폴트 옵션이 아니더라도 기존에도 퇴직연금을 TDF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래픽] 타깃데이트펀드(TDF) 순자산 추이

    [그래픽] 올해 순유입 많은 주요 TDF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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