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징계 없는 퇴로 열어준 선관위… 연금 다 챙기고 공직 재임용도 가능

    김형원 기자

    발행일 : 2023.05.29 / 종합 A3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자녀 채용 특혜 조사 중인데도 박찬진·송봉섭 '의원 면직' 처리

    중앙선관위는 28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6월 1일 오전 11시 30분 긴급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박찬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의 면직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선관위 관계자는 "두 사람에 대한 징계성 면직이 아니라 의원면직(본인 의사에 따른 면직)"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지난 25일 사무총장·차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 선관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사퇴와 상관없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징계 또는 수사 요청 등 합당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징계 절차 없이 '명예 퇴진'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은 내부 감사·내부 조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국가공무원이 임의로 의원면직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는 이 같은 비위사건 처리규정의 예외 기관으로 되어 있다. 선관위는 이 같은 '특권'을 십분 활용, 자녀 채용 특혜 의혹 내부 조사 도중에 총장과 차장이 그만둘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공무원이 중징계를 받지 않고 사퇴하면 공무원 연금 삭감을 피할 수 있다. 해임은 공무원 연금의 25%, 파면은 50%가 감액된다. 징계 없이 그만둔다면 공무원 연금을 온전히 챙겨 갈 수 있는 것이다. 또 해임은 3년간, 파면은 5년간 공직 재임용이 제한된다. 박 사무총장, 송 사무차장이 의원 면직된다면 이 같은 재임용 제재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여권 관계자는 "선관위 행태는 코인 진상 조사를 앞두고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코인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결백을 주장했지만 당 징계, 코인 거래 내역 공개가 목전에 다가오자 전격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대(對)국민 눈속임이라는 점에서 김남국 의원의 '방탄 탈당'과 선관위 '방탄 면직'은 닮은 구석이 있다"고 비판했다.

    박 사무총장 딸은 광주 남구청에서 근무하다가 작년 1월 선관위에 채용됐다. 당시 선관위 사무차장으로 재직하던 박 총장은 딸의 채용을 승인한 최종 결재권자였다. 송 사무차장 딸은 2018년 충남 보령시에서 근무하다가 선관위에 채용됐다. 송 차장 딸은 선관위 직원으로 구성된 면접위원 3명 모두로부터 만점을 받았다.

    선관위는 자녀 채용 특혜 의혹이 연달아 불거지자 5급 이상 직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박 사무총장, 송 사무차장의 의원면직 이전에 자체 조사가 종결될지는 미지수다. 선관위 측도 "특별감사위원회가 대략 이달 말까지 결과 발표를 목표로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고자 : 김형원 기자
    본문자수 : 1316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