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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올 3월 취임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한 달도 안 된 지난달 중순 일본으로 투자설명회(IR)를 다녀왔다. 진 회장은 출장 기간에 일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 유치 활동뿐 아니라 신한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퓨처스랩 재팬'을 통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지원 방안 등을 모색했다. 더 많은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하면 신한금융의 해외 네트워크도 함께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씨 뿌리기' 작업을 한 것이다.

20국에서 254네트워크를 구축한 신한금융은 작년 전체 순이익의 12.2%인 5646억원을 해외에서 거뒀다. 오는 2030년까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비율을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 아래 세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순익 비율 12% 돌파…역대 최고

한국 금융사로는 최초로 1992년 베트남에 대표사무소를 설립하며 일찌감치 해외로 발을 넓힌 신한금융의 글로벌 전략은 이제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 호찌민 지점 개점, 2009년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 설립, 2011년 첫 현지 인수합병(M&A) 사례인 신한베트남은행-신한비나은행 합병, 2017년 안츠(ANZ)뱅크 베트남 소매 금융 부문 인수 등을 통해 베트남에서 금융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해왔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의 대출 고객 99% 이상이 현지 고객인 것만 보더라도 신한의 베트남 진출은 국내 금융사가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에서도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남부 호찌민부터 중부 다낭, 북부 하노이 등 베트남 전역에 43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오프라인 영업망뿐만 아니라, 디지털 뱅킹도 선도하고 있다. 2018년 'SOL(쏠) 모바일 뱅킹'을 출시한 이후 70만 고객이 가입했다. 베트남의 카카오톡이라는 '잘로(Zalo)' 기반 신용카드 출시와 대출 상품 제휴, 베트남의 쿠팡 격인 'Tiki(티키)'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출시와 BNPL(선구매 후결제) 상품 개발, 베트남 1위 전자 지갑 플랫폼인 'MOMO(모모)'와 신용 대출 및 해외 송금 사업 협업 등 현지에서 디지털 뱅킹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신한은행의 전체 해외 이익 중 45%를 차지할 정도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 글로벌 이익 비율 30% 달성할 것"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DS 등 신한 계열 금융사들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8년 영국 프루덴셜그룹의 베트남 소매 금융 회사인 베트남 프루덴셜소비자금융(PVFC)을 100% 인수했다. 이 회사는 2006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외국계 소비자 금융사로 2016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거둔 탄탄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베트남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만큼, 소매 금융 시장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신한금융의 베트남 내 고객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신한투자증권은 2016년 2월 '신한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고객들에게 성장성 높은 베트남의 국가 간 거래 딜을 공급하는 등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연 신한투자증권은 세계 최대 벤처 생태계인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투자자 및 스타트업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최신 트렌드 분석과 함께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신한금융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신한DS는 2018년에,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월 공식 법인을 출범하고 현지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신한금융그룹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이미 은행이 진출한 국가에 그룹사들이 동반 진출해 시너지를 내는 등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통해 현지 금융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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