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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비 4000만원 '이석기 행사' 등에 송금

    김수경 기자 주형식 기자

    발행일 : 2023.05.26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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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간부 6명, 옛 민중당 행사에 수십 차례 걸쳐 돈 보낸 혐의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이석기 석방 대회' 등 옛 민중당(현 진보당) 관련 행사에 수천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노조 직원들을 동원해 민중당에 후원금을 내라 지시하고, 노조비로 돈을 보전해주는 수법으로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도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옛 민중당 행사에 노조비 4000만원을 사용한 혐의(횡령)로 건설노조 간부 A씨 등 6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민중당의 각종 행사에 수십 차례 돈을 보냈다. 노조 계좌에서 행사 관련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을 썼다고 한다. 선거 자금과 선거 행사 지원은 물론, '이석기 석방 투쟁'에도 노조비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노조비를 일부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건설노조가 민중당에 후원금을 건네기 위해 노조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정 단체가 정당을 후원하는 건 불법이다. 경찰에 따르면 건설노조 산하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등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중당에 후원금을 건네기 위해 노조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했다. 간부들이 팀장급 직원들에게 "개인 계좌로 민중당에 후원금을 보내면 이를 현금으로 돌려주겠다"고 했고, 10여 명의 직원이 지시에 따라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이 후원금 납부를 '인증'하면 노조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해 직원들에게 건넸다고 한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건설노조의 윗선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당초 수사는 경기북부건설지부와 서울경기북부지부 등 산하 지부가 대상이었지만, 수도권북부지역본부 등도 수사 대상이 됐다. 경찰은 지난 24일 건설노조 소속인 김모 서울지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건설노조 간부들이 사실 은폐를 위해 회계 장부를 파기하거나 관련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하려던 정황도 드러났다. 노조 자금으로 민중당 후원금과 행사비 등을 사용하면 윗선으로부터 "근거를 남기지 말고 자료를 바로바로 삭제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압수수색 때도 지부와 본부 사무실에는 회계 장부가 단 한 장도 없었다"고 했다. 자료가 남을 수 있는 컴퓨터 하드 디스크도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재까지 총 불법 후원 금액은 8500만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노조 산하 지부 한 군데서만 나온 금액이기 때문에 수사가 확대될수록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고자 : 김수경 기자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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