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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종 돌아왔다" 거짓말… 4대강 보 해체 결정 장본인이었다

    조유미 기자

    발행일 : 2023.05.26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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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물관리위 간사로 활동
    보 개방 성과 조작하려 허위 글

    4대강 보(洑) 개방 이후 멸종 위기 물고기를 한강에서 잡았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법원에서 '거짓'이었다고 실토한 환경 단체 대표 A씨가 문재인 정부 당시 보 해체와 개방 결정을 내린 국가물관리위원회(물관리위) 민간 위원 간사였음이 25일 밝혀졌다. A씨가 민간 위원이던 2021년 물관리위는 보 해체·개방을 결정했다.

    환경 단체 간부 출신인 A씨는 2019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물관리위 1기 민간 위원 29명 중 한 명이었으며 민간 측 간사를 맡았다. 물관리위가 2021년 1월 금강·영산강의 다섯 보 해체 및 개방을 결정할 때 A씨가 관여한 것이다. 간사 위원은 안건 상정 여부와 시기 등에 관여할 수 있다.

    A씨는 보 해체 결정 1년 뒤인 2022년 2월 한강에서 "꾸구리·묵납자루 같은 보호종을 비롯해 20여 종의 물고기를 만났다"며 "기록만 하고 바로 놔줬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 무렵 문 정부는 남한강 강천보의 수문을 3개월간 열어 수위를 낮췄다. A씨는 "강천보 수문을 조금 연 것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변화가 생기는 걸 보며"라고 적었다. 보 개방 효과로 물이 깨끗해져 보호종 물고기가 돌아왔다는 취지다.

    그런데 꾸구리는 멸종 위기종으로 환경부 장관의 허가 없이 잡으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A씨는 기소됐고 처벌 위기에 놓이자 판사에게 "꾸구리 등을 본 것 같다"는 다른 사람 말을 듣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자기 눈으로 멸종 위기종을 보지 않았고, 자기 손으로 잡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보 해체 결정에 참여해 놓고 그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가짜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글을 올릴 때도 물관리위 위원이었다. 판사는 "A씨는 꾸구리를 포획한 사실이 없는데도 자신의 활동에 적극적인 성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씨는 법정 진술과 소셜미디어 글 내용이 다른 이유에 대해 "다른 팀의 활동 소식을 잘못 알아듣고 잘못된 내용을 올렸다"고 해명했다. 직접 보고 잡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A씨는 4대강 사업 전부터 기고문 등에서 "강을 죽이는 사업" "수질 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불러온다"고 했다. 2010년에는 다른 환경 단체 간부와 여주 이포보 교각을 기습 점거하고 40여 일간 고공 농성을 했다. 지난해 인터뷰에선 "(우리) 하천은 4대강 사업 이전의 정상적 물 순환 시스템으로 가는 외길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에도 환경 단체 대표로 활동하며 라디오 등에서 "4대강 보는 가뭄에 도움 안 된다" "영산강과 금강처럼 물을 흘려보내면서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등 비난을 계속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2010년 당시 A씨 관련 단체가 보 점거 농성할 때 발생한 음식 쓰레기를 강변 인근 공원에 불법 매립했다가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며 "환경 생각하자며 시위하면서 쓰레기를 아무 데나 묻었다는 사실이 어이없었다"고 했다.

    지난 3일 서울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 보 대표 지점을 조사한 결과 16곳 중 13곳에서 BOD(생물화학적 산소 요구량)와 TP(녹조 원인), SS(부유 물질량) 지표가 개선되는 등 강이 깨끗해졌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과 보 때문에 강이 오염됐다는 환경 단체 측 주장과 정반대의 과학적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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