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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원 '고피자' 대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도 20곳, 싱가포르 20곳 등 해외에만 고피자 점포가 44곳입니다. 올해 목표는 100곳을 넘기는 겁니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스타트업이 해외에서도 성공 가능하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고피자 본사에서 만난 임재원(34) 대표는 "해외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2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다"며 "전년(135억원) 대비 50% 성장한 수치"라고 했다. 고피자는 코로나로 외식업 경기가 위축된 지난 2년 새 푸드코트·야구장·극장 등을 집중 공략했다. 기존 프랜차이즈의 빈틈을 파고들면서, 2021년 초 50여 곳이었던 고피자 매장은 현재 158곳으로 늘었다.

고피자는 '1인용 피자' 업체다. 피자 하나 굽는 데 3분. 1만원 이하의 빠르고 간편한 끼니를 원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했다. 2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도 고피자의 피자가 테이블에 올랐다.

고피자의 성장 배경엔 '첨단 기술'이 있다. 임 대표는 "자동화된 피자 도우(반죽) 공장을 운영하고, 1인용 피자를 위한 맞춤형 오븐과 인공지능(AI) 기반 피자 토핑 테이블도 개발했다"며 "싸고 빠르게 피자를 만들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고피자는 지난해 50억원 이상을 투자해 충북 음성의 피자 반죽 공장을 인수했다. 매장에선 냉동 반죽을 해동해 오븐에 올리기만 하면, 굽고 피자를 자르는 것까지 모두 자동으로 끝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인력과 공간을 줄인 것이 고피자의 강점이다. 실제로 두세평 공간에 직원 2명이 고작이다. 임 대표는 "기존 피자 매장이 들어가기 어려운 틈새 시장을 적극 노리고 있다"며 "제조가 쉽다 보니 최근 한 대기업 사내 식당에서도 고피자 오븐을 도입해 직접 피자를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고피자가 최근 주력하는 기술은 비전(vision·시각) AI다. 현재 고피자 일부 매장에선 카메라와 AI로 피자 반죽 위에 햄·고기·야채를 올리는 토핑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임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은 맛의 균일함"이라며 "사람이 계속해서 매장과 직원을 관리할 수 없는 만큼, AI가 맛과 품질을 평가하면서 전체 매장 관리를 돕는 것"이라고 했다. 스타트업답게 기술로 외식업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임 대표는 창업 전부터 직접 푸드트럭을 사서, 주말마다 한강 야시장에서 피자를 팔았다. 그는 "주변에 '피자 사업을 하겠다'고 말하면 장난 혹은 단순 부업 정도로 생각하더라"며 "창업에 대한 절실함, 스스로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해 직접 장사에 뛰어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1년간 푸드트럭으로 피자 장사를 한 뒤에야, 가족으로부터 창업 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사명인 '고피자'는 당시 푸드트럭에 달았던 이름이다.

한국에는 아직 식음료·외식업을 바탕으로 성공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없다. 임 대표는 "상장 기업 중에도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외식 업체가 없을 정도로 한국은 외식업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라며 "그럴수록 기술을 보유한 외식 기업의 경쟁력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인건비, 식음료 물가가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기술을 바탕으로 비용을 줄이고 맛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訪美) 경제 사절단으로 미국에 가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고 왔다. 직접 재료와 장비를 가져가 투자자들에게 고피자를 구워 선보였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새로운 방식의 피자 제조와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더라"며 "맥도날드, 도미노피자처럼 시가총액이 수백~수십조 원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기고자 :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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